'내란 혐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가능할까

법조계, '尹 영장 발부시 응해야' 목소리

경호처 충돌 가능성도…"공무집행방해"

체포영장 앞세워 소환조사 재차 압박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공조본은 3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인 윤갑근 변호사가 나서는 모습. 2024.1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홍연우 문채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가 3차 소환통보에 불응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실제로 집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조본은 이날 오전 0시께 사건 주임검사인 차정현 공수처 수사4부장 명의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과 25일에 이어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던 29일 조사도 아무런 연락 없이 불응함에 따라 강제 신병 확보 수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현직 대통령이라도 '내란죄'에 한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영장이 발부되면 이에 응해야 한단 의견이 다수다.

한 변호사는 "영장이 발부되면 법원의 명령을 집행하는 과정"이라며 "법원에서 (체포)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도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대통령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할 우려에 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 “체포영장에는 제한 사유가 없는 거로 안다”며 “영장이 발부되기 전에 (윤 대통령이) 출석한다면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겠지만, (그전에) 체포영장이 발부된다면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 범죄에 내란죄는 해당하지 않아 수사 권한이 없고, 이에 체포영장 또한 청구할 권한이 없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발부에도 끝까지 수사기관의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경호처와 수사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본인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한 경우라도 5년간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다. 윤 대통령은 현직 신분이다.

실제로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실·관저·안가(안전가옥)에 대한 공조본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막은 바 있다. 형사소송법은 '공무상·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나 수색을 할 수 없게 규정됐다. 공조본은 이날 체포영장과 함께 수색영장을 함께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사람에 대한 집행이 이뤄지는 체포영장이 청구된 지금의 상황은 압수수색 당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 변호사는 "안가에 대한 압수수색은 군사상 기밀이란 이유로 제한을 할 수 있었는데, 구속·체포영장은 '사람'에 대해 집행하기 때문에 제한이 없다"며 "집행을 하는 범위에서 수색하려 하는데 그걸 막으면 (수사기관도)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체포영장은 막을 수 없고, 만약 (경호처에서) 막게 되면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체포영장 등 집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잡음을 줄이기 위해 관련 공문을 미리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경호처에) 공수처장 명의로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리적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공수처가 발부된 체포영장을 쥐고 윤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 통보를 재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 체포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체포영장이 발부가 되면 윤 대통령이 출석을 하는 경우의 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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