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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속 바이오 기술수출 '하향곡선'…올해 8조에 그쳐

등록 2024.12.31 1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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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술 이전 15건…55억 달러 규모

건수와 총 계약규모 모두 전년比 감소

보수적인 투자 기조 속 미국대선 영향

플랫폼 각광…고가치 기술 쏠림 짙어져

[서울=뉴시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 수출 계약 건수는 총 15건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 수출 계약 건수는 총 15건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3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 수출 계약 건수는 총 15건이고, 총 계약규모(비공개는 제외)는 55억4550만 달러(약 8조1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총 계약규모 59억4622만 달러(약 8조7400억원) 대비 6.7% 감소한 수치다. 계약 건수도 20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

기술 수출 감소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불경기와 고금리 속에서 바이오 벤처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지속됐다. 이 가운데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으로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세계 바이오헬스 기술 거래도 경직됐다. 정책의 방향이 확실해지고 그에 따른 기업의 예산 분배 및 투자 방향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기술 수출 15건 중 9건이 상반기에 쏠려있다. 전통적으로 거래 성수기인 4분기에도 단 3건이 체결됐다.

이런 속에서도 총 계약규모 1조원대 이상의 거래가 올해 3건 나오며, 가치 높은 기술로의 쏠림 현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들 기술은 '신약 발굴 플랫폼'인 경우가 많다. 모달리티(치료접근법)가 세분화되거나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형태의 기술이 활발히 거래되는 특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7월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된 3개 타깃 모두 개발·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최대 9억45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다. 오름테라퓨틱은 자체 개발한 TPD 접근방법을 적용해, TPD와 ADC(항체-약물 결합체)를 접목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리가켐 바이오도 지난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2건의 ADC 관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가 공개된 1건의 총 계약금액만 최대 7억 달러(약 9435억원)다. 리가켐은 자사 ADC 플랫폼 '컨쥬올' 이용해 다수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어왔다.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컨쥬올은 ADC에서 중요한 링커 기술을 기반으로 페이로드의 독성을 낮춰 종양 세포에서 높은 농도로 활성화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알테오젠도 지난 2월 미국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대한 독점 사용권 라이선스 계약을 시작으로 11월에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신약 '엔허투'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약물을 피하주사로 바꿔 주는 '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라이선싱 규모는 감소하는 수준이지만 유망한 기술에 대해선 큰 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추세"라며 "기술 거래를 단순히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보지 말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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