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러, 10여년 전 韓 군시설·포항제철 타격 훈련 계획"

등록 2025.01.01 02:15:16수정 2025.01.01 03:0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FT, 2013~2014년 작성 추정 러시아 기밀 문서 입수

"러, 잠재적 전쟁 대비 목적으로 시나리오 세워"

[지중해=AP/뉴시스] 러시아가 10여 년 전 한국과의 잠재적 전쟁에 대비해 80여 곳에 달하는 군사 시설 및 포항제철소, 부산 화학공장 등의 민간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훈련을 계획했다는 문건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일(현지시각) 지중해에서 군사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 구축함이 치르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2024.12.04.

[지중해=AP/뉴시스] 러시아가 10여 년 전 한국과의 잠재적 전쟁에 대비해 80여 곳에 달하는 군사 시설 및 포항제철소, 부산 화학공장 등의 민간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훈련을 계획했다는 문건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일(현지시각) 지중해에서 군사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 구축함이 치르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2024.12.04.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러시아가 10여 년 전 한국과의 잠재적 전쟁에 대비해 80여 곳에 달하는 군사 시설 및 포항제철소, 부산 화학공장 등의 민간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훈련을 계획했다는 문건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기밀 문서를 입수해, 이런 내용이 적시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문서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작성된 러시아의 기밀 군사 문서 29개에서 내용을 발췌해 구성한 것으로,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 지휘참모 교육 기관인 군사종합아카데미의 휘장이 표기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러시아는 해당 문서에 "작전 목적 지역에서의 병력 재편"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도로, 교량, 공장 등 160개 장소를 타격할 계획을 기재했다.

주된 내용은 러시아 동부 국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분쟁에 대비한 장교 훈련이었다고 한다. 특히 유사시 한국과 일본의 주요 표적 대상을 향해 러시아의 Kh-101 비핵 순항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표적 목록에는 한국과 일본의 중앙 및 지역 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 기지, 해군 시설 등 82개 군사 시설이 적시됐다. 아울러 포항 제철소와 부산 화학공장 등 민간 산업 시설도 요격 대상으로 지정됐다.

특히 한국의 지휘 통제 벙커 두 척에 대한 메모에는 방어선을 뚫는 데 필요한 병력 추정치가 포함돼 있으며, 시설 규모와 잠재적 생산량과 같은 기타 세부 사항도 명시돼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혼슈와 규슈섬을 연결하는 간몬 터널과 같은 도로 및 철도 터널 등의 민간 인프라 지역, 도카이 지역의 핵 단지와 연료 정유소 등 에너지 기반 시설 13곳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가 주요 강대국과의 갈등 초기 단계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한 훈련 시나리오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시나리오, 유럽 심부(深部) 타격 시나리오 등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FT는 이 같은 러시아의 군사 전술 시나리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전쟁에서 동부 국경이 노출되고 미국 군사 자산 및 동맹국의 공격에 취약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팀슨 센터의 전 NATO 군비통제 담당자 윌리엄 앨버크는 이 문서가 러시아가 서방의 아시아 동맹국들로부터의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유럽 내에서 전쟁을 일으킬 경우 일본과 한국 내 미국군의 저지를 받을 우려가 있기에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러시아가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해당 문서와 최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배치가 "유럽과 아시아의 전쟁터가 직접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며 "아시아는 유럽에서 갈등을 방치할 수 없으며, 아시아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유럽은 그냥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