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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불참 선언한 北, 운동선수들 선수생명 도외시

등록 2021.04.08 09:41:17수정 2021.04.08 09: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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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참 선언에 운동선수들 선수생명 위태

림정심·리세광 금메달리스트 기회 박탈

미·일과 협상에 따라 전격 참가 가능성

[서울=뉴시스] 북한 림정심. 2021.04.08.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림정심. 2021.04.08.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불참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북한 운동선수들의 '선수 생명'을 도외시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은 지난 6일 "제32차 (도쿄)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 악성비루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들의 제의에 따랐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외 협상 차원에서 이번 불참을 선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북 독자 제재를 2년 연장한 일본 정부를 겨냥한 불만 표출, 대북 정책을 수립 중인 바이든 미국 정부에 대한 압박 등이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북한 정권 차원의 결정에 따라 운동선수들의 선수 생명이 위협 받는다는 점이다. 결정 과정에서 운동선수들 개인의 꿈과 계획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여자 역도 금메달을 깐 림정심, 2016년 올림픽에서 기계체조 남자도마 금메달을 딴 리세광 등 북한 금메달리스트들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경우 연령에 따른 기량 저하 등 이유로 더 이상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한 채 은퇴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리세광. 2021.04.08.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리세광. 2021.04.08.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 공군사령부와 4·25체육단 출신으로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한설송씨는 6일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운동선수에게 4년은 엄청 긴 시간이다. 수명이 끝나는 것"이라며 "북한의 올림픽 뉴스 불참 소식을 보고 나서 제 친구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니까 저도 같은 운동을 했던 입장에서 많이 속상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국에 있는 운동선수들은 아마 올림픽에 불참하는 국가적 정책을 편다면 언론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북한은 언론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부분이 다 차단돼있다"고 밝혔다.

평양 수산성체육단 수영선수 출신인 유정미씨도 이 방송에 "오랜 기간 피땀을 흘린 선수들이 가장 원통해 할 것"이라며 "최고지도자가 결정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모두가 복종해야 하는 북한과 정부를 상대로 자주 시위를 하는 한국의 대조적인 모습은 운동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뿐만 아니라 북한 코로나19 방역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은 수차례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6일 발표한 2020~21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 자유가 지난해 악화됐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의 접경 폐쇄와 강화된 보안 조치로 오히려 주민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적 지원 물자와 합법적 수입품뿐 아니라 밀수 역시 중단돼 북한 시장 내 의약품 부족 사태가 야기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니세프(UNICEF, 유엔아동기금)도 북한 코로나19 정책이 어린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쉬마 이슬람 유니세프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변인은 7일 미국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북한 내) 물품이 부족해지면서 영양 관련 비축물자가 줄어들면 어린이 영양실조 실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불참 선언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나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일본이나 미국과의 협상 상황에 따라 전격적으로 참가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제전인 만큼 앞으로 시간이 남아 있으며 북한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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