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개에 꼈다" 사고기 승객이 전한 긴박한 순간[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3분 전 승객이 가족에 문자…안타까움 더해
착륙 허가 직후 "조류 충돌 주의보" 관제 교신도
랜딩기어 안 펴져 동체착륙 참사로…176명 사망
[무안=뉴시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사고 직전 탑승객이 가족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 (사진=독자제공) 2024.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시스]김혜인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난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 3분 전 한 승객이 가족에게 '조류 충돌'을 암시하는 긴박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외벽을 들이받았다.
이어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76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생존자는 진화 작업 초기 구조된 승무원 2명 뿐이다.
탑승객 A씨는 사고 3분 전인 오전 9시께 가족 B씨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 못하는 중"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B씨가 "언제부터 그랬느냐"고 묻자, A씨는 "방금, 유언해야 하나"라고 답했다. 이후 A씨는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사고 원인 조사를 맡은 국토교통부는 오전 8시54분 관제탑이 착륙허가를 내렸고 오전 8시57분 재차 조류 이동(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강조하는 관제탑 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전 8시59분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 선언을 했고, 오전 9시3분 항공기가 외벽을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조종사의 긴급 구난 신호 선언 직후인 시점에 기체 이상 사실을 인지, 가족에게 전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조류 충돌로 인한 오른쪽 엔진 이상과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국토부는 조류충돌 위험 경보 발령 당시 정확한 새떼 (출몰) 규모, 여객기의 과거 사고·정비 이력 등은 파악 중이다.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는 수거했고, 음성기록 장치는 수색 중이다.
운항사 제주항공 측은 기체 점검·정비나 운항 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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