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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이민길…"다양·형평·포용성 정책 폐기"[트럼프 스톰③이민·국경]

등록 2025.01.01 12:02:00수정 2025.01.01 1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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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강경 이민 정책 예고…불법 이민자 추방에 軍 동원 시사

불법 이민자 가족 구금 부활할 듯…미국인 자녀 있어도 추방

트럼프 "전문직 비자 훌륭한 프로그램"…H1B 비자 놓고 내분

[피닉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23.

[피닉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23.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단속 등 강경 이민 정책을 예고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취했던 포용적인 이민 정책과 차별화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이민자와 마약류인 펜타닐 유입을 막지 않으면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관세 부과 엄포에 캐나다는 대책을 내놨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정부는 지난달 17일 국경 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6년 동안 13억 캐나다달러(9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산은 경비견, 드론(무인기), 헬리콥터, 이동 감시 타워, 수백 명의 국경 순찰 요원 선발에 사용될 것이라고 트뤼도 정부는 설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경고 이틀 뒤인 지난 11월 27일 전화 통화에서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에 군 동원 예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도주의적 이유 등으로 폐지된 불법 이민자 가족 구금을 부활할 예정이다. 또 아이가 미국에서 출생한 불법 이민자도 추방할 계획이다.

차기 행정부 '국경 차르'에 지명된 톰 호먼은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가 있는 부모를 포함해 모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호먼은 지난달 26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은 불법 체류자라는 점을 알면서도 아이를 갖기로 했다"며 "당신은 가족을 그런 상황에 처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가족 구금 시설을 지어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침대가 필요할지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먼은 국경 안보 강화 및 이민 이슈와 관련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발탁된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각)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을 자신 행정부 '국경 차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먼 전 대행이 재임 시절인 2017년 12월5일 국토안보부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을 받는 모습. 2024.11.1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각)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을 자신 행정부 '국경 차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먼 전 대행이 재임 시절인 2017년 12월5일 국토안보부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을 받는 모습. 2024.11.11.

호먼은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 당시 4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미국으로 건너온 부모와 분리하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했다.

가족 구금은 불법 이민자들이라 하더라도 아이들 정서에 매우 해롭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이 제도를 폐지했다. 구금 시설 3곳 역시 폐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식 직후부터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불법 체류자 대규모 추방에 군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1월 중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트루스소셜에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끄는 톰 피턴의 관련 게시물에 "사실이다(TRUE!!!)"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앞서 피턴은 게시물을 통해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든의 침공(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을 뒤집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 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재임 당시 이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차기 행정부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단속을 할 것이라며 더 강경한 정책을 예고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은 이와 대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했으며 미국 거주 기간이 10년 이상인 불법 체류자가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등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관용적인 이민 정책이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급증을 초래했다는 반발과 반감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팽배하자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민 제한과 국경 단속 정책으로 선회했다.

출생 시민권 제한 논의 착수

트럼프 당선인 측은 출생 시민권 제한을 위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시민권 취득을 얻기 위한 원정출산 사전 차단도 거론되는 방법 중 하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이른바 '출산 관광'을 단속하기 위해 여행 비자 요건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또 법적 분쟁에 대비해 법률 해석도 이뤄지고 있다.

출생시민권은 미국 헌법에 보장된 권리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이를 미국 시민으로 규정한다. 속지주의에 따른 시민권 부여인데, 이를 이용해 출산이 임박할 무렵 미국 본토 또는 미국령을 찾는 원정출산 사례도 많았다.

[타파출라=AP/뉴시스]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이 20일(현지시각) 멕시코 치아파스 주 타파출라를 지나고 있다. 멕시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자 추방 공약 등에 잘 대비돼 있다고 강조한다. 2024.11.22.

[타파출라=AP/뉴시스]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이 20일(현지시각) 멕시코 치아파스 주 타파출라를 지나고 있다. 멕시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자 추방 공약 등에 잘 대비돼 있다고 강조한다. 2024.11.22.

트럼프 측은 수정헌법 14조가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부모의 자녀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反) 이민 강경파는 서류 미비 이민자의 자녀는 미국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해 30여 개국은 자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서류 미비 부모와 함께 사는 미국 태생 18세 미만 어린이는 약 440만명에 이른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기업과 대학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른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을 비판하며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애리조나주에서 보수단체 '터닝포인트'가 주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서 DEI 정책을 거론하며 "능력주의 시스템을 믿는 만큼 이러한 프로그램을 금지하겠다"며 "우린 '워크'(woke)를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직 이민 문제 놓고 내분

미국 정부가 해마다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 발급하는 H1B 비자를 두고 트럼프 진영에서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거치며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기술 기업 경영자들은 전문 기술자의 유입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강경 이민 정책을 지지해 온 공화당 내 일부 인사는 이런 주장이 미국 우선주의에 위배된다며 반대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단 머스크 CEO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어머니를 통해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한 머스크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미국에 왔고, 이후 H1B 비자를 받고 미국에 정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8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H1B를 믿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기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 접근을 제한했으며, 그 이전에도 이 프로그램을 비판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미국 대학을 졸업하는 경우에만 외국 태생 근로자에게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비자를 좋아했고, 비자를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내 소유 부동산에서 H1B 비자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는 이를 여러 번 사용했다. 훌륭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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