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동 성추문 은폐 주교 옹호 논란 속 남미 순방 마무리

【리마=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 위치한 아르마스 광장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해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2018.01.22.
그는 이날 페루 수도 리마에서 기도회에 참석해 남미를 휩쓸고 있는 각종 부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앞서 방문한 칠레에서 미성년자 성추문을 은폐하려 한 사제에 대한 비판을 '중상모략'이라며 옹호한 데 대한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지난 16일 칠레 사제들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추문에 대해 용서를 구하면서 칠레 방문을 시작했으나, 18일에는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이 제기된 후안 바로스 주교에 대한 비판에 대해 "모든 것은 중상모략이다"라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칠레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80여 명의 성직자들이 미성년자 성폭력 혐의로 기소되는 등 사제들의 성추문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교황청은 절반 정도에만 유죄판결을 내리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해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5년 교황은 수십 명의 아동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측근인 후안 바로스 주교를 남부 오소르노 교구장에 임명하면서 칠레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칠레를 방문해 바로스 주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이로 인해 칠레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높아졌으며 비슷한 류의 사제 성추문이 있었던 페루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교황은 칠레에 이어 페루를 방문해 남미에서 일어나는 각종 부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19일 리마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을 만나 부패 척결을 촉구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작년 12월 부패 혐의로 탄핵 위기를 맞았던 인물로, 교황은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지도자 면전에서 이를 언급하며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황의 노력에도 불구, 칠레 방문 시 성추문을 은폐한 의혹이 인 주교를 옹호한 것에 대한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탄 차가 지나는 리마 거리의 건물 곳곳에는 "프란치스코, 여기에도 저기에도 (성폭력) 증거가 있다"라며 교황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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