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 더 커졌다] 기업 10곳 중 4곳, 이자도 못갚는 좀비기업
지난해 좀비기업 비중 39.7%
좀비기업 지속 길수록 회복 더뎌
한은 "좀비기업 금융지원 멈춰야"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한다. 수도권 기준으로 현재 유행 상황과 비교하면 모임 인원이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게 되며, 유흥시설과 콜라텍, 무도장, 홀덤펍 등은 3단계까지 영업이 가능하고 4단계가 돼야 집합금지가 된다. 1단계에서는 면적당 입장 가능 인원 제한만 있고 2단계부터 자정 이후, 3단계엔 저녁 10시 이후까지 운영을 제한한다. 사진은 이날 생활방역수칙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서울 한 호프집의 모습. 2021.06.21. [email protected]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수 기준으로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은 조사 대상인 상장·비상장 기업(2520개) 가운데 39.7%로 전년(35.1%) 4.6%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좀비기업' 비중은 캐나다(72.6%), 미국(61.9%), 영국(49.1%) 등 국가보다는 낮지만, 독일(33.4%), 일본(15.2%), 중국(18.5%) 등보다는 낮다.
'좀비기업' 비중은 2016년 29.4%, 2017년 30.6%, 2018년 33.7%, 2019년 35.1%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8.8%)보다 중소기업(50.9%)에 집중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좀비기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진 영향이 크다. 여기에 사상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와 정부의 대출 원리금·이자 상환을 유예 등 금융지원 영향도 컸다.
좀비기업은 시장에서 빠르게 퇴출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이 좀비기업을 정상기업으로 회복, 취약상태 지속, 부도로 전환 등 전이경로에 따라 분석한 결과 좀비기업이 빠르게 퇴출되지 못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은에 따르면 좀비기업의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상기업으로 회복되는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부도로 전환되는 비율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1년차 좀비기업은 37.6% 정상기업으로 회복하는 반면, 8년차는 이 비율이 4.1%에 불과했다. 부도로 전환되는 비율도 1년차 좀비기업은 4.1%에 불과한 반면 7년차는 13.6%에 달했다.
한은은 취약상태가 4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존속 좀비기업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단기 유동성과 장기 지급능력이 모두 악화되면서 자산 및 자기자본이 동시에 감소하는 등 기업활동이 점차 위축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좀비기업에 이자비용 경감 등 금융지원을 하기 보다는 국내외 수요회복, 기업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매출 및 영업이익 개선이 보다 근본적이고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과 회생 가능성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일시적 부실기업을 지원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장기화될 경우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소지가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금융지원 조치를 경기회복과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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