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공항 사고 전 한국은 세계 최고 항공안전국"-NYT
활주로 끝 안전 지대 기준 미국과 ICAO는 300m
무안 공항 250m에 콘크리트 구조물…미흡할 수도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 현장에 충돌로 부서진 로컬라이저가 보이고 있다. 무안공항의 로칼라이저가 미국과 민간항공안전기구(ICAO)의 안전지대 기준 300m 이내에 설치돼 있는 점이 피해를 늘린 원인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최악의 항공기 사고인 제주항공 사고 이전에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 안전을 자랑하던 나라였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0년 전 한국은 항공 안전에 취약한 나라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대한항공 여객기가 여러 차례 추락했으며 미 연방항공국(FAA)이 한국의 항공 안전이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등급을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21세기 초반 대대적 항공 안전 강화 계획을 시작했고 200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세계 최고 안전 점수를 받았다. 충돌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가운데 한 곳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성공적으로 안전 운항을 발전시킨 것을 주목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제주 항공 사고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영리 비행안전재단의 하산 샤히디 회장은 “수십 년 동안 한국과 한국 항공사, 당국은 안전관리 이행을 매우 잘 해왔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사고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된다.
그러나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미국의 경우 큰 공항의 경우 활주로 끝 부분에 300m, 측면에 150m의 안전지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ICAO의 안전지대 기준은 180~300m다.
안전지대에 설치하는 모든 구조물은 충돌 기체의 피해를 줄이도록 “잘 부서지게” 만들어야 한다.
무안 공항의 경우 흙으로 덮은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활주로 끝에서 250m 지점에 있었다.
한국 당국자들은 이번 사고 직후 안전 기준을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며칠 뒤 입장을 번복해 적절했는지를 재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사고에 콘크리트 장벽이 원인이었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김상도 전 ICAO 주재 한국 대사는 무안공항처럼 작은 공항의 경우 안전 기준을 지키기가 어려웠을 수 있다면서 “(콘트리트 구조물이) 사고 원인의 하나로 밝혀질 경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