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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에 한달새 통화량 27조↑....금리 인상 단행하나(종합)

등록 2021.08.12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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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중 통화량 3411조8000억원

또 다시 사상 최대 경신

부동산 대출·주식 투자 확대 여파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저금리 기조 속에서 '빚투(빚 내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 부동산과 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6월 시중에 풀린 돈이 한 달 새 27조 가까이 급증하는 등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가계부채, 금융불균형 등이 더 확대되면서 금융안정을 위해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411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6조8000억원(0.8%) 증가했다. 한달 전인 5월(21조4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더 확대됐다.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10.9%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월대비 시중 통화량 증가액은 1월 41조1000억원, 2월 41조8000억원, 3월 38조7000억원, 4월 50조6000억원, 5월 21조4000억원, 6월 26조8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6월 통화량 급증을 견인한 것은 가계였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665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조3000억원 늘어 0.9%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 '영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어진 결과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대부분이 가계의 영향으로 보이는데, 올해 내내 주택 매매 및 전세거래 자금 수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등 주택 매매 및 전세거래 등에 따른 대출자금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6월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00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7조9000억원(0.8%) 늘어났다. 정 차장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와 국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으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대출보다는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과 유상 증자 등 투자 자금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4조6000억원 감소한 55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 대규모로 유입됐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이 회수된 영향이다. 실제 4월 SKIET 청약 마지막 날인 29일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인 80조9000억원이 몰린바 있다.

정 차장은 "5월에는 공모주 청약이 없었던 데다 4월에 들어온 SKIET 공모주 청약 자금이 6월 들어 대부분 빠져 나가면서 일시적으로 줄었다"며 "7월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나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대규모 공모주 청약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별로는 언제든 출금이 가능한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11조2000억원 불어났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수익증권은 각각 8조3000억원, 5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MMF는 공모주 회수 등의 영향으로 기타금융기관, 기업 등을 중심으로 6조6000억원 줄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281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6조1000억원(1.3%) 늘어 M2 증가율보다 가파르게 증가세를 지속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태까지 풀린 유동성의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 등 자산시장 격차를 비롯한 금융불균형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금리와 통화량 증대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76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43개국 중 7위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자산시장의 버블이 심화되고 가계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중 통화량 증가는 부동산 매매와 전세수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와 실업자의 생계형 대출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 보증금을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부동산 시장 거품을 비롯한 자산가격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중앙은행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한은 총재가 그동안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린다고 수 차례 얘기를 했고, 금융불균형 문제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코로나19 델타변이와 사회적거리두가 4단계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점이 한은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10월 인상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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