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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새 회장의 '부적절 편지' 논란 확산…제자에 "여신님"

등록 2024.06.25 20:30:05수정 2024.06.25 2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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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고 격려", "편애" 해명…편지 내용과 배치돼

'품위유지 위반' 견책 해명…사유는 "부적절한 편지"

교총 홈페이지에도, 정치권에서도 사퇴 요구 촉발

[서울=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39대 회장에 당선된 박정현(44) 인천 부원여중 교사. (사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2024.06.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39대 회장에 당선된 박정현(44) 인천 부원여중 교사. (사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2024.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박정현(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에게 "꿈 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나의 여신님" 등을 적은 편지를 다수 보낸 것이 25일 파악됐다.

이날 뉴시스가 박 회장이 과거에 보낸 것으로 보이는 편지 12개 사본을 입수해 살펴보니, 한 편지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이런 기다림과 떨림이 사랑이 아닐까",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고 적혔다. '당신'은 해당 제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쪽지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다. 다른 자필 편지에는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그리고 당신의 향기", "어젠 기숙사에서 자며 자기 생각 참 많이 했어요"라는 표현도 있다. 또 다른 쪽지엔 "나의 여신님을 봤어요"라고 적혔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인천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갔다.

이를 두고 지난 22일 박 회장은 교총을 통해 입장문을 내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것이라 했다.

박 회장은 당시 입장문에서 "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며 "그게 과했던 것 같다"고 사과 뜻을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성비위 등)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인천시교육청에서 입수한 '2012~2014년 교원 징계 처분 현황'에 따르면, 박 회장의 당시 징계 사유는 '제자와의 부적절한 편지 교환'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는 사실 확인을 위해 박 회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교총 측은 박 회장이 과거에 해당 편지를 보낸 사실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총 관계자는 "(박 회장은) 지난 22일 사과문의 연장선상에서 과했고 잘못된 표현이었고 사과드린다는 입장 그대로"라며 "그런 내용에 대해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현재 (박 회장)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런 논란은 앞서 교총 회장 선거전에서도 불거졌다.

박 회장은 당시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 측에 '추측성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당선된 후 해당 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들 일부로부터 박 회장의 당시 행동이 단순 편애로 보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날 현재 교총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에는 지난 22일부터 박 회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약 100건에 달하는 글이 게시됐다. "사퇴 안 할 시 제가 탈퇴한다", "이 사태를 묵과하는 부회장단이 더 문제"라는 글도 있다.

강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박 회장은 유부남이었고 자녀도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며 "당국에서도 견책이라는 가벼운 경징계 처분으로 사건을 덮은 것은 아닌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박 회장을 향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교총의 수장으로서 교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교총 관계자는 박 회장이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지 묻자 "그건 제가 알 수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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