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틱톡 금지법'은 옛말…숏폼에 사활건 美 대선 주자들

등록 2024.08.13 06:00:00수정 2024.08.13 07:12:5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중국 제재' 상징 틱톡, 美 대선 핵심 전장으로

해리스의 '코코넛 밈' 온라인 유행…젠지 통해 확산

트럼프도 인기 크리에이터들과 숏폼 촬영 나서

'당신 영상 조작됐다' 온라인 신경전도 가열 양상

[서울=뉴시스] 미국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틱톡 2024.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틱톡 2024.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허나우 리포터 = 미국 정치권이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건 몇 년 전부터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어서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틱톡에 대한 비토 정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결국 미 의회는 지난 4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기는데 이르렀다. 바이트댄스가 내년 1월19일까지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게 법안의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이런 분위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틱톡은 미국 정치권 내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틱톡을 이용한 캠페인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틱톡과 숏폼 콘텐츠가 '젠지'(Gen Z·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로 불리는 젊은 층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5일(현지시간)자 보도에서 틱톡은 미국 젠지 세대들에게 다가가는 도구가 될 수 있어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5일 틱톡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서울=뉴시스] 해리스 부통령의 상징물이 됐다고 CNN등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미국 abc ) 2024.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해리스 부통령의 상징물이 됐다고 CNN등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미국 abc ) 2024.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틱톡 플랫폼 내에서 먼저 우위를 점한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다.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열세에 놓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았는데, 젊은층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자 젊은 세대는 틱톡에서 그의 발언과 웃음소리에서 유래한 '코코넛'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코코넛은 해리스 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백악관 연설 도중 해리스 부통령이 보편적 교육 기회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코코넛 나무' 이야기를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자신(해리스 부통령)의 어머니가 "너희들은 그냥 코코넛 나무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하니"라고 했던 말을 인용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모든 것에는 사회적 맥락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농담처럼 꺼낸 말이지만, 정치적으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발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말이 해리스의 독특한 웃음과 결합해 하나의 온라인 유행이 됐다.

정치인으로서 약점이 될 수 있는 개성 강한 웃음과 뜬금없는 말, 서툰 몸짓이 젠지 세대에서 솔직함으로 재해석되며 호감도를 높인 셈이다.


[서울=뉴시스] 트럼프는 유명 유튜버와 함께 틱톡을 촬영하는 등 틱톡 선거 유세에 힘쓰고 있다. (사진=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 틱톡 갈무리) 2024.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트럼프는 유명 유튜버와 함께 틱톡을 촬영하는 등 틱톡 선거 유세에 힘쓰고 있다. (사진=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 틱톡 갈무리) 2024.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전 대통령도 틱톡을 이용한 젊은층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24일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틱톡을 지킬 것이다(I'm gonna save Tiktok)"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안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틱톡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 것. 이는 틱톡 유저들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인기 틱톡커 아딘(adin)과 함께 춤을 추는 영상을 틱톡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또 인기 유튜버이자 권투 선수인 제이크 폴(27·미국)를 앞에 두고 파이팅 포즈를 취한 영상은 조회수 1억5700만회를 넘겼다.


 
[서울=뉴시스] 찰리 XCX는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자신의 SNS에 '해리스는 브랫'이라는 글과 함께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찰리 XCX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4.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찰리 XCX는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자신의 SNS에 '해리스는 브랫'이라는 글과 함께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찰리 XCX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4.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최근 틱톡을 이용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해리스 부통령이다.

여성이라는 점,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해리스 부통령이 온라인 공간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낸 요인이 됐다.

미국 언론들은 고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구도에 피로감을 느꼈던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젊고 활기찬 해리스 부통령의 이미지에 열광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5일 틱톡 계정 개설 후 첫 게시물을 올리며 "틱톡의 포유페이지(FYP, 인기 페이지)에 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등판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틱톡 계정에는 개설 6시간 만에 100만 명의 팔로워가 몰려들었다.

민주당 대선 캠프 계정 역시 명칭을 ‘바이든’에서 '카멀라'로 바꾼 뒤 팔로워 수가 44만 명에서 180만 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앞서 인기 팝가수 찰리 XCX(32·영국)가 "해리스는 브랫(Brat·악동)”이라며 지지를 선언하자 '브랫'은 SNS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리스 부통령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8일 해리스가 디트로이트에 방문한 현장을 틱톡에 업로드하였다. (사진=해리스 부통령 틱톡 갈무리) 2024.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8일 해리스가 디트로이트에 방문한 현장을 틱톡에 업로드하였다. (사진=해리스 부통령 틱톡 갈무리) 2024.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상대방의 숏폼 콘텐츠 캠페인을 겨냥한 신경전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11일 CNBC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카멀라 (해리스)가 공항에서 속임수를 사용한 것을 알아챈 사람이 있냐?”며 “비행기(밑)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AI를 동원해 흔히 추종자라고 말하는 군중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7일 미시간주 로멀러스에 있는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에 내렸을 때 현장에 군중이 모였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투’를 타고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내리는 모습의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선거캠프는 “실제 군중”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을 반박했고 캠프 당시 공항에 1만5000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고 밝혔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