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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안양 유병훈 감독 "승격 꿈 같아…서울 이길 것"(종합)

등록 2024.11.07 13: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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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1년 만에 첫 K리그2 우승…K리그1 자동 승격

"남의 집 일이 우리 집에서 벌어져…좀비처럼 살아남겠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프로축구 FC안양의 창단 첫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지휘한 유병훈 감독이 좀비처럼 쓰러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병훈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승격을 상상해 왔지만 다이렉트 승격은 감히 꿈도 못 꿨다.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상상을 조금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보 감독이라 부족했지만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좋은 선수들인데 작년에 성적을 못 내서 올해도 같이하고 싶었다. 동계훈련을 잘해서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양은 지난 2일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시즌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K리그2 원년 멤버인 안양은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유 감독은 "K리그1에서 큰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PO)에 들어가는 것이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올해도 그랬지만,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원으로 거치는 꽃봉오리 축구를 내세웠는데, 내년에 새로운 건 하기보단 안양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처럼 1부리그에 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석코치에서 올라온 유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안양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선수 시절 대우 로얄즈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유 감독은 2013년 안양의 코치로 지도자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아산 무궁화, 서울 이랜드,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다년간 코치 경험을 지냈으나, 대부분을 안양에서 보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유 감독은 "코치로서 안양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여러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분들의 장점을 메모하는 습관이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리그1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다. 유 감독은 "센터포워드와 센터백에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양이 K리그1로 올라가면서 FC서울과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 갑작스럽게 서울 연고 이전을 발표하면서 안양 팬들은 한순간에 팀을 잃었다.

이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게 지금의 FC안양이다.

안양과 서울은 2017년 4월19일 FA컵(현 코리아컵) 32강전에서 한 번 맞붙은 적이 있는데, 당시 서울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유 감독은 "1부에서 안양이 서울을 홈으로 불러 경기하는 게 안양 팬들과 시민의 염원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든다. 1부는 처음이라 항상 도전자로 임하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안방에서 1경기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룬 유 감독은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유 감독은 "1부에 올라가는 만큼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한다. 시급한 건 훈련장 마련이다. 선수들이 오전에 훈련한 뒤 쉴 곳이 없어 카페에 가곤 한다. 그러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안양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들도 얘기했지만, 안양 팬들은 절대 선수를 욕하지 않는다. 승격에 11년 걸렸지만, 팬들은 20년을 넘게 지켰다. 내년에 있을 자리가, 팬들이 있을 자리"라고 했다.

▲다음은 유병훈 감독과의 일문일답.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 소감.

"항상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 집에서 일어나 감격스럽다. 시장님, 디렉터님, 나보다 뛰어났던 코치님들, 뒤에서 묵묵히 주연이 돼준 분들께 감사하다. 시간을 함께 견뎌온 팬들에게 감사하다."

-승격 상상을 했을 텐데.

"상상은 항상 했다. 하지만 감히 다이렉트 승격은 꿈도 꾸지 못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특히 중반 이후 그런 상상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실감이 안 난다."

-항상 승격 문턱에서 좌절했는데, 올해는 잘 버틴 원동력은.

"동기부여가 남달랐다. 내가 초보감독이라 경험이 부족했다. 그래서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동계훈련을 착실히 했다.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걸 파악했다. 그걸 잘한 게 주효했다. 안양이 1라운드 1위를 하니까 '이제 내려갈 팀이야'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3라운드 때도 1등을 하니까 '진짜 내려갈 거야'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들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승격이란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1997년 선수 시절 결승골로 부산 우승을 이끈 적이 있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한다면.

"결승골을 넣었을 때 성취감과 비슷하다. 그때는 선수였고, 지금은 감독이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게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웃음)."

-K리그1 목표는.

"큰 목표는 6강 PO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1부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

-다년간 코치 경험이 도움이 됐나.

"특히 안양에서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여러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분들의 장점이나 경기를 보면서 나름대로 메모하는 습관을 지녔다. 그때 기록한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다음 시즌 전력 보강 계획은.

"아직 확실히 나온 건 없다. 하지만 센터 포워드 자리와 중앙 수비수 자리에 외국인 공격수가 필요할 것 같다."

-안양 최대호 시장이 보라색 염색을 약속했다. K리그2 우승 공략을 해달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시장님이 보라색 염색을 할 것 같아 불안하다.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때 우승 공약에 관한 질문이 없어서 하지 않았는데, 안양 응원가 중 하나 뽑아서 들려드리고 싶다."

-연고지 이전 악연이 있는 FC서울과의 맞대결 각오.

"1부리그에서 안양이 서울을 홈으로 불러 경기하는 게 모든 시민의 염원이었는데, 이뤄서 기쁘다.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든다. 1부에 처음 올라왔기 때문에 도전자 정신으로 홈에선 팬들을 위해 이기도록 하겠다."

-올 시즌 최소 실점 비결은.

"지난 시즌 50골이 넘는 많은 실점을 했다. 그래서 동계 때부터 첫 훈련을 수비에 중점을 뒀다. 선수들도 칭찬하고 있다. 이창용, 김동준, 김정현, 이태희, 김다솔, 리영직 등 모든 선수가 노력한 게 최소 실점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꽃봉오리 축구를 했다. K리그1에선 어떤 축구를 할 건가.

"꽃봉오리 축구로 시작했지만 상대 견제로 쉽지 않았다. 물론 중원을 거쳐 가는 플레이로 안정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를 하느라 득점이 조금 부족했다. 접점을 찾아 득점을 올리도록 하겠다. 도전자로서 마음은 계속 이어갈 것이다. 안양이 K리그1에 영원히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좀비처럼 남고 싶다."

-시즌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시즌 첫 연패이자 3연패를 했을 때 걱정됐다. 하지만 선수들의 부담감과 두려움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버티는 수비 대신 공격적으로 압박하며 라인을 올렸고, 그 변화가 주효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승격을 확신한 순간은.

"김포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다가 추가시간 버저비터 득점으로 이겼을 때다. 다이렉트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확신은 3연패 뒤 부산을 크게 이겼을 때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K리그1에서 붙어보고 싶은 팀은.

"울산 HD다. 올해 우승팀이자 최고의 팀이다. 울산과 붙어서 좋은 경기를 해 자신감을 올리고 싶다."

-K리그2 다른 팀들의 승격 전망은.

"수원 삼성이 좀 유리한 것 같다. 전남 드래곤즈는 서울 이랜드전을 잘 치러야 올라갈 수 있는데, 전남의 이장관 감독님이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올라갔으면 좋겠다. 또 부산 출신이라 애정이 간다."

-1부리그 승격으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텐데.

"예산 지원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급한 건 하루 훈련을 두 번 할 때 오전 훈련 뒤 쉬어야 할 공간이 부족하다. 선수들이 오전에 훈련하고 커피숍에서 쉬면 효과가 떨어진다. 별도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안양 팬들에게 한 마디.

"선수들도 말했지만, 우리 팬들은 선수들을 절대 욕하지 않는다. 창단할 때부터 있어서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11년 안양을 지켰다면, 팬들은 20년 넘게 지켰다. 내년에 있을 자리가, 팬들이 있을 자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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