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쌍특검법 거부권 건의…'위헌조항 삭제' 협상 여지도
권성동 "일단 부결시켜 놓고 다음 수순 그때 가서 논의"
권영세 "위헌성 요소 제거 특검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어"
원내 관계자 "'쌍특검=위헌' 기조 변함 없다…의총서 논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권영세(왼쪽)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 정족수 관련 항의방문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대화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을 위해서는 정족수 200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1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재혁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를 공식화했다. 다만 쌍특검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위헌성 요소를 제거한 특검은 논의할 수 있다며 야당과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특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천하는 야당 특검이기 때문에 저희 당은 두 특검 모두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정부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를 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특검은 위헌 요소가 농후하다"며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부분은 하나밖에 없고 나머지 15개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여당 전체에 대해 모든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것이라 수사 대상과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비합리적"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쌍특검법이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를 통해 국회로 되돌아올 경우, 야당과 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빼고 재발의할 가능성이 있는지 질문에는 여지를 뒀다.
그는 "일단 재의요구로 (국회로) 오면 그 법안에 대해 표결하는 게 우선이라, 일단 저희 입장에서 부결시켜 놓고 그다음 수순은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도중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법에 대해 "헌법에 위배되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고 법치주의에 충실하게 가야 한다"며 "두 특검은 재의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쌍특검법에 담긴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위헌성 요소를 제거한 특검은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데, 내란 특검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란으로 규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뉴시스에 "쌍특검은 위헌이라는 기조에 변함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3자 특검 추천 등 원내 지도부 차원의 구상 여부에 대해 "그런 건 없다"면서 "오늘 의원총회가 있다 의원총회에서 먼저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쌍특검법 위헌성을 지적하면서도 위헌 조항 삭제 협상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온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오전 전격시사 라디오에서 쌍특검법이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를 통해 국회로 되돌아올 경우 여야가 위헌 조항을 없애는 협상에 나설지 묻자 "할 수 있다면 그전에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새로운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야 한다"며 "권한대행보고 위헌 요소를 아는 법을 재의 요구하지 말고 통과시키라고 하는 게 이치에 맞나. 아무리 급하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만약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돼서 국회로 되돌아온다면, 야당과 위헌적인 조항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이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부결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표결은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가결된다 재적 의원 300명이 모두 출석하고 범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 의원 8명만 이탈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모두 부결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임했다. 하지만 내란 특검법은 5명(김예지, 김용태, 김재섭, 안철수, 한지아)이, 김건희 특검법은 4명(권영진, 김예지, 김재섭, 한지아)이 당론을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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