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참사 희생자 가족에게만 오지 않은 새해…눈물만 가득"
29일부터 새해 1일까지 나흘째 쉘터 생활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2025 을사년 첫 날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을사년 새해가 떠올랐다. 하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가족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상과 다르지 않다.
무안국제공항 차가운 바닥에 설치돼 있는 임시텐트(쉘터)를 떠나지 못한 채 새해 1일까지 나흘 동안 뜬 눈으로 지새운 탓인지 지친 기색만 더해졌다.
일부 가족은 "부모님은 돌아오지 못하지만 새해 인사는 해야 한다"며 서로의 손을 잡고 무안공항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지만 차마 큰절은 하지 못하고 눈물만 머금은 채 발걸음을 돌렸다.
공항 한켠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TV 화면만 주시하던 가족들 사이로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있던 할머니는 손주만 남겨놓고 떠난 자식이 생각나는 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한숨만 내 쉬었다.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email protected]
한 가족은 "새해가 너무 야속하고 원망스럽다"며 "마지막 통화했던 2024년 12월 28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무안공항 밖의 풍경도 변하지 않았다.
시신만이라도 찾아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기초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들도 영하의 기온에도 무안공항을 방문하는 추모객을 안내했다.
꼬리날개만 남아있는 사고현장에서는 나흘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군장병들의 사고원인 조사와 유류품 찾기가 이어졌다.
[무안=뉴시스] 류형근 기자 =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조명이 비추고 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는 승객 175명·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해 있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 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 시설물과 외벽담장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등 179명이 숨졌으며 승무원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승객 대부분은 연말을 맞아 여행을 떠난 가족단위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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