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노인에 피라미드 사기로 6억 챙긴 판매사 회장 1심 징역형

장세척기 판매회사 회장 등 5명

2017년부터 불법 피라미드업 운영

대리점 계약금 명목으로 6억원 편취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탈북민과 노인 등 유사수신 사기에 취약한 이들을 상대로 6억원대 거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공범들도 징역형·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는 모습. 2024.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탈북민과 노인 등 유사수신 사기에 취약한 이들을 상대로 6억원대 거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장세척기' 판매사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공범들도 징역형·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지난 11월29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명 '장세척기'를 판매하는 회사 그룹 회장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공범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3년6개월,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공범 2명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은 법정 구속됐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은 미등록 다단계 판매 조직을 이용해 주로 노약자나 북한 이탈 주민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이 사건 총 피해액도 상당히 거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전체 범행을 주도했고, 공범 B, C가 차지한 역할 및 비중도 중하다"며 "피고인 B씨는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던 중 도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불법 피라미드 판매업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실적에 따라 '체험방-소호점-지점-판매대리점-종합대리점' 등 3단계 이상으로 구성된 직급별 추천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로 교회 등지에서 탈북민과 노인 등을 모아놓고 합숙을 시키며 이 사건 제품이 마치 만병통치 효능이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판매원이 되면 하위판매원들의 활동으로 추천수당을 지급받는 등 저절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속였다고 한다.

이들은 '판매원 1만명이 넘으면 기존 회원은 직급수당으로 매월 1000만원씩 받게 된다'는 등 거짓말로 그룹 판매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리점주 자격을 주겠다며 대리점 계약금 명목으로 피해자 23명에게 총 6억57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A씨 등은 그룹 외에도 관계된 회사를 여러 곳 만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여러 차례 이송 신청하는 등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2021년 9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피고인들과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현재 2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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