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환전하면 고수익" 3700억대 다단계 투자사기, 50대 중형

"거래가치 없는 상품권 환전으로 돈 번다" 속여 투자 유치

전체 투자금 중 83% 유치한 최상위 모집책 징역 8년 선고

실상은 '돌려막기'…상품권 유통업체 세운 총책, 이미 숨져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거래 가치가 없는 상품권에 대한 환전 차익으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벌인 3700억대 '다단계 피라미드' 투자 사기 행각에 적극 가담한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54)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정씨와 함께 사기 행각을 벌여 기소된 공범 4명 중 3명에게는 징역 2~5년의 실형을, 나머지 1명에는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1년 전자상품권 발행·유통업체 A사를 차린 사기단 총책의 지시에 따라 투자자 전국 각지에서 "상품권 환전을 통해 큰 수익이 난다"는 취지로 투자자를 모집, 이른바 '다단계 피라미드'식 투자 유치로 조직적 사기를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최상위 모집책이었던 정씨는 총책이 운영하는 A사가 받은 투자금 규모 3740억원 중 83%에 해당하는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A사가 발행한 '굿모닝 상품권'을 미리 싸게 구입해 되팔면 돈을 벌 수 있다" 등의 말로 투자자들을 속였다. 실질적 가치가 전혀 없는 상품권인데도, 다양한 환전 사업을 거쳐 매출 또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사기 행각을 일삼았다.

이들이 권유한 상품권 환전 투자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상환 또는 수익금 환원 등에 쓰이는 이른바 '돌려막기' 형태의 사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투자자들에게 차례로 지급된 배당금은 2500억원 대인 것으로 잠정 파악됐지만, 이는 사실상 뒤늦게 참여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내 돌려막는 데 불과했던 것으로 그만큼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사를 세워 이러한 사기 범행을 주도한 총책은 2021년 11월 숨졌다.

재판부는 "유사 수신에 의한 사기 범행은 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자극, 건전한 경제 질서를 왜곡하고 근로 의식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사회적 폐해가 매우 커 엄중 처단할 필요가 있다. 피해액 역시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 결과적으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거나 거래 체계나 사회 전반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 등은 사업 실체가 사실상 없는데도 투자자들을 현혹해 원금 보장,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했다. 현재까지 상당한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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