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력, 영장집행 대치 참여 안한다…경호처 "매뉴얼상 경비 임무만"

55경비단, 한남동 관저 안쪽 담 경계근무만

국방부 "영장 저지 군 병력 투입 안맞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2025.0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대통령경호처에 배속된 군 경호부대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 과정에서 대치 상황에 투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경호처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55경비단은 경비 주력부대"라며 "매뉴얼에 따라 기본 경비 임무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인 55경비단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한남동 관저 내곽(內郭·안쪽 담) 경비를 맡고 있다. 경호처 작전 지휘를 받는다.

이들은 영장 집행과 무관하게 평소처럼 관저 내곽 경계근무에 투입된다는 것이 경호처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과의 대치 상황이 재연되더라도 이들이 나설 일은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군이 참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호처에 부대 지휘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곽 경비라는 임무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3일 경호처에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55경비단장에게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경호처의 공식 입장도 다르지 않다. 경호처는 지난 3일 "공수처 도착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해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했고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55경비단·33군사경찰경호대 병사 동원 사실을 채증했다고 반박했지만 경호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경호처 관계자는 "55경비단의 평시 경비 업무만 하는 것은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경호처는 집회 참석자 월담 시도 등 영장 집행과 무관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경우 55경비단이 내곽 경비 매뉴얼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호는 관저 외곽을 경찰 202경비단이, 내곽을 육군 55경비단이 맡고 관저 내부와 근접경호는 경호처가 직접 맡는 3중 체제로 이뤄진다.

202경비단과 55경비단이 근무 위치를 지킬 경우, 경호처는 독자적으로 공수처·경찰 측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는 관저 진입로 버스 차벽과 경내 철조망 등을 보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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