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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서 "남친 있어요? 속옷 무슨 색?"…日여성 구직자 성희롱 경험

등록 2025.03.18 02:00:00수정 2025.03.18 09: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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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여학생 3명 중 1명, 취업 과정 중 성희롱 경험'

【뉴시스】그래픽 윤난슬 기자 (뉴시스DB)

【뉴시스】그래픽 윤난슬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일본에서 여성 구직자에 대한 성희롱적 발언과 부적절한 면접 문화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여성 구직자, 작가 등의 인터뷰를 전하며 "일본 여성 구직자들이 취업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키코'라는 가명을 사용해 인터뷰한 여성은 매체에 "나는 운이 좋게 면접 자리에서 '술자리를 갖자'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다만, 내 친구들은 흔하게 그런 일을 겪었다"며 "그런데 면접관들은 지원자에게 남자 친구가 있는지, 결혼 계획이 있는지 등을 놀랍도록 자주 묻는다"고 전했다.

SCM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는 이런 경험담이 더 많고 자세하다. 면접관이 '남자 친구가 여성 구직자의 집에 얼마나 자주 머무는지 물었다'는 사람도 있고, 속옷 색깔을 물었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여성 구직자들이 면접관과 저녁 식사나 술자리에 초대되는 일은 흔하다"라며 "많은 지원자는 그런 초대를 거부하면 취업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해 거절을 두려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교도통신은 "지난 1월 기술 회사 NEC㈜의 남성 직원이 여대생을 강간한 혐의로 체포돼 해고된 일이 있었다. 이 일로 회사는 상담 부서를 설치하고 직원과 구직자 간 미팅은 사전에 상관과 인사 부서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고 알리며 "취업 과정에서 구직자에 대한 성희롱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를 근절하려는 시도가 실패하고 있고, 권력 불균형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어 "2024년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 활동이나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 3명 중 1명이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구직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평등고용기회법'(Equal Employment Opportunity Law)'을 개정하는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야마나시 가쿠인 대학 강사이자 젠더 문제를 다룬 책의 저자인 스미에 카와카미는 SCMP에 "10년 전만 해도 여성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이런 얘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고, 아무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났다"며 "그래서 후생노동성이 조사를 통해 이 문제를 연구하고 그 규모를 이해하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스메이는 "어떤 남성들은 여성에게 남자 친구에 관해 묻는 것이 면접을 시작할 때 허용되는, 이른바 '아이스브레이킹(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에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일)을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사람들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조사 결과도 과소 보고됐을 것"이라며 "직장의 태도와 분위기가 진화하면서 이러한 부적절한 접근 방식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현재 젊은 세대가 승진해 회사에서 관리직을 맡고, 신입 사원을 면접하고 채용하는 책임을 맡으면 이 문제는 줄어들 것이다. 결국 모든 분야의 기업과 사람들은 영향받을 것이고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라며 "또 채용 후보자를 술자리에 초대하는 것도 곧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스메이는 "지금 누구나 SNS 등을 이용해 겪은 일은 말하기 쉽다"며 "일자리가 풍부하고 기업은 직원을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평판이 나빠지는 것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jus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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