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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현지 대학에 수백억 기부하는 진짜 이유…AI인재 '유치' 아닌 '발굴'해야"

등록 2025.03.25 17:30:00수정 2025.03.25 17: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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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제5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회의 개최

"딥시크 CEO, 대학에 수백억 기부하며 채용 우선권 확보"

"美 플랫폼 정책 韓에도 영향…자율규제 방향 유지 필요"

[베이징=AP/뉴시스]2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사용자 휴대전화 화면에 딥시크(DeepSeek) 애플리케이션이 구동하고 있다. 2025.01.28.

[베이징=AP/뉴시스]2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사용자 휴대전화 화면에 딥시크(DeepSeek) 애플리케이션이 구동하고 있다. 2025.01.28.

[서울=뉴시스]윤현성 정예빈 수습 기자 = "딥시크 개발을 이끈 중국의 량원평 CEO(최고경영자)는 대학교에 수백억원을 기부하면서 채용 우선권을 가져간다고 합니다. 우리 플랫폼 기업들도 만들어진 인재를 데려오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인재를 발굴해서 처음부터 키워나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김민기 KAIST 교수(포럼 위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5일 개최한 2025년도 제5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킥오프 회의에서 AI 패권 경쟁 시대에 국내 플랫폼들이 이같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딥시크의 등장으로 고비용·고성능이 기본이었던 AI 시장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도 고성능의 AI 개발이 가능해지면서다. 실제로 딥시크 R1 모델은 오픈 AI의 o1 모델보다 저렴한 비용만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딥시크 혁신 이후 AI 생태계 지형 자체가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대 자본을 갖춘 빅테크가 주도하던 AI 모델 개발, 인프라 구축 사업의 문이 스타트업에도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AI 모델들의 성능이 급격히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처럼 AI 생태계 지형 자체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플랫폼 시대가 저물고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새롭게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재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 등 플랫폼 빅테크가 우리 일상에 깊게 스며든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는 AI 에이전트에게 "이 정도 예산으로 해외여행 계획 짜줘"라고 말만 하면 알아서 교통·숙소·식당 등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AI 에이전트 기술이 더 발달하면 우수한 특정 AI 에게 모든 일을 위임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이 경우 AI 에이전트가 (플랫폼처럼) 새로운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 AI도 자기 계열사 내에 있는 앱만 활용해서 숙소나 식당을 예약하는 등의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딥시크가 이같은 격변을 일으킬 수 있는 근간은 결국 인재 발굴·확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중국의 선전, 항저우 등이 차이나테크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는 중국 내 인재들이 몰려 다양한 IT 기업을 창업하고, 중국의 빅테크들도 이들을 후원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큰 위기 상황이다. 중국의 딥시크 혁신 등을 보면서 배울건 배울 필요가 있다"며 국내 플랫폼들도 ▲데이터 주권과 보안 문제 대응 ▲오픈소스 커뮤니티 협력 및 해외시장 공동 공략 ▲국내 AI 버티컬 생태계 확장 등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딥시크가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활용이 안되는 것처럼 국가 안보나 공공서비스의 자주성을 위해서는 자체적인 소버린 AI는 필요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해외 AI에서 정보를 얻게 될 경우 타국의 문화·가치에 물들 수 있어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특화된 AI는 있어야 한다"며 "자체적인 AI 역량을 위해서는 '인재 유치'가 아니라 인재 조기 발굴·양성·후원 노력도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시스]25일 서울 버텍스코리아 버텍스홀에서 2025년도 제5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출범 및 킥오프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25일 서울 버텍스코리아 버텍스홀에서 2025년도 제5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출범 및 킥오프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중국발 딥시크 혁신과 함께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플랫폼 정책 기조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포럼 정책위원인 이성엽 고려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정부도 빅테크의 반독점 규제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분야에 있어서는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은 기조가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2기 정부의 플랫폼 정책을 미중 AI 경쟁과 플랫폼 지원, 반독점 규제, 플랫폼 콘텐츠 규제, 비관세 장벽으로서 플랫폼 규제라는 4개 방향으로 정리했다.

이에 대해서는 "트럼프 2기 정부 하에서는 전반적으로 플랫폼 기업의 AI 분야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계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우리 플랫폼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 역량과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일부 플랫폼 규제나 망 이용대가 정책에 미국 빅테크가 포함되는 경우 미국 정부의 통상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의식해 집행을 국내 기업에만 하게 되면 역차별이 현실화 될 수 있어 법 제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지금은 자유규제의 방향을 지속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우리나라는 자본·인재가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플랫폼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을 해야 AI 3대 강국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출범한 제5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은 연구의제 확정 및 각 연구반을 구성하여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고, 올해 말 정책 제안 등으로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제는 AI·디지털이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미래 30년, 50년을 준비해야 할 결단의 순간에 직면해있다"며 "디지털 패권 경쟁 속에서 디지털플랫폼의 혁신 역량과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575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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