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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대' 獨 바이올리니스트 테츨라프 "음악은 사상 강요 안해…자유의 가치 나눠"

등록 2025.03.26 08:30:00수정 2025.03.26 1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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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2일 서울·부산에서 리사이틀 앞둬

미국 투어 취소엔 "음악 위해서라면 올바른 결정"

"미국은 민주주의 배신…자유·개인의 가치 폐기돼"

"한국은 어디서든 환영 받는 느낌…관객들 열정적"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즐기고 기분 좋게 공연장을 떠나도록 하기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자유와 개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9)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포용 정책 등을 이유로 미국 투어를 취소한 바 있다.



오는 5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내한공연을 앞둔 테츨라프는 지난 21일 화상간담회를 통해 미국 투어를 취소한 이유와 음악에 대한 소신, 내한 공연 소감 등을 밝혔다.

테츨라프는 미국 투어 취소에 대해 "현재 미국 정부와 그곳에서 확산하는 공포, 유럽에 사는 제 삶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서 공연을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가는 음악을 연주하고 음악의 장점 중 하나는 특정한 사상을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음악이 자유와 개인의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현재 미국에서는 이러한 가치가 폐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공연하고 세금을 내는 것이 양심적으로 용납되지 않았다"며 "음악을 위해서라면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전했다.

테츨라프는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예로 들며 "처음엔 프랑스 혁명의 이상을 싸우던 나폴레옹에게 헌정할 생각으로 작곡했지만 그가 스스로 황제가 되는 순간 베토벤은 배신감을 느끼고 헌정을 철회했다"며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에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술이 부당한 정치·사회에 대해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묻자 그는 "좌파 성향인가, 우파 성향인가 하는 문제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에 관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약자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정치적인 문제라고 보지 않고 이것은 인간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테츨라프는 뉴욕 카네기홀의 퍼스펙티브 아티스트, 위그모어 홀·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아티스트 등 유명 공연장·오케스트라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다. 디아파송 황금상과 미뎀 클래식 어워드, 에코 클래식 상, 에디슨 상, 독일비평가상 등 주요 음반상을 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로 나서는 등 한국 무대도 친숙하다. 내한 리사이틀은 2년 만이다.

그는 "어디서든 저는 환영받는 느낌을 받았고 제 연주를 열정적으로 즐기는 관객분들을 만났다"며 "작년에도 서울시향과는 함께 협연했고 실내악 공연도 가졌다. 이런 경험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더 나아가 한국과도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수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네 개의 소품'과 독일 작곡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우크라이나 출신 폴란드 작곡가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신화'와 프랑스 작곡가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구성됐다.

테츨라프는 특히 이번에 수크의 작품을 조명할 예정이다. 최근 수크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5중주를 녹음했고 현악4중주도 연주했기 때문이다.

그는 "브람스와 프랑크의 소나타는 흔히 연주되는 곡이지만 특히 수크의 작품은 거의 연주되지 않는다"며 "수크를 동시대 주요 작곡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지만 대중적으로는 거의 잊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상주의, 표현주의 등 특정 음악 사조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지만 그의 음악은 깊이 있고 매우 흥미롭다"며 "이번에 첫 곡으로 선택해 조금 더 주목받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사진=ⓒGiorgia Bertazzi,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성공적인 클래식 연주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공연이 끝났을 때 관객들의 마음이 변하는 걸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작곡가가 기쁨, 슬픔, 눈물, 웃음을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들이 제대로 전달된다면 정말 깊이 있고 성공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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