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진바닥?" 외국인, 삼성전자 매수 배경은
5개월 만에 최대 규모 순매수…주가 3%대 ↑
실적 저점 통과 관측…HBM 통과 가능성 언급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15.89%, 398.17% 상승했다. 그러나 범용 메모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부진한 영업이익을 올리며 연간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치(34조2607억원)에 1조5000억원 정도 미치지 못했다. 사진은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01.08. [email protected]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1900원(3.43%)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3% 넘게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12일(3.52%)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전날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강하게 상승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76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일일 기준 지난해 8월16일(5198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 순매수다. 삼성전자는 전날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외국인이 모처럼 삼성전자를 사들인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조만간 일단락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발표를 놓고 올해 1분기 실적 저점을 통과환 뒤 2분기 또는 하반기를 지나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현재로서는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황 CEO가 "삼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도 삼성에서 나온 것" 등 HBM 통과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외국인 매수세의 불씨를 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7조원대 초반이 제시됐고, 6조원대까지 가능하다는 언급이 있었다"며 "즉 시장 컨센서스 대비 부진했지만 시장의 우려보다는 실적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결국 낮아질 대로 낮아진 기대치로 인해 실적 결과 발표가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안도 심리를 강하게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 수준은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수준이고, 밸류에이션 레벨도 역사적 저점권에 위치함에 따라 이러한 역발상적인 주가 흐름이 가능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를 지나면 디램과 파운드리가 전사 실적 반등을 이끌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디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사업 본궤도 진입으로 인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 및 이미지센서(CIS)가동률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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