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의혹' 전면 부인한 윤미향…법정 난타전 예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8.11. [email protected]
윤 의원 측은 검찰이 밝힌 각 혐의들에 대해 "황당하다", "터무니없다"고 말하는 등 강하게 반박했고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해당 혐의들을 명백히 입증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인 상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지난 11일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약 2시간30분 동안 윤 의원과 정의연 이사 A(46)씨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첫 공판에서 검찰은 약 30분에 걸쳐 윤 의원과 A씨가 받는 구체적인 혐의들을 나열했다. 윤 의원은 보조금관리법 및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과 배임, 사기와 준사기, 지방재정법 및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총 6개 혐의, 8개 죄명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검찰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기존 설립 목적과는 달리 윤 의원 등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됐다며,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 박물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요건인 학예사를 허위로 등록한 뒤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령한 혐의 등을 나열했다.
검찰은 전쟁과여성박물관 운영을 위해서는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춰야 함에도 이를 갖추지 않고 마치 있는 것처럼 허위 등록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로부터 약 1억4000만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봤다. 또 정대협 측이 인건비 등 명목으로 보조금을 신청해 7개 사업에 걸쳐 약 6000만원을 부정 수령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8.11. [email protected]
정대협이 지난 2015~2019년 사이 일반 후원금 명목으로 약 25억5000만원을 모금하고 2016~2020년 정의연 설립 자금 등 명목으로 약 1억3000만원을 허가 없이 모집한 행위의 경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봤다.
검찰은 또 중증 치매 등으로 인한 심신장애를 겪는 길원옥 할머니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하는 등 행위는 준사기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역시 길 할머니의 의무기록 사본 및 가족 진술 등을 통해 윤 의원 등이 길 할머니의 심신미약을 이용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윤 의원 측은 "황당하다"며 대부분의 혐의들을 부인했다.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학예사를 허위로 등록하고 보조금을 챙긴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박물관 등록 신청 때부터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인데 이번 재판에서 이 부분이 입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해당 박물관이 보조금으로 운영되면서 최우수 박물관상을 탔고 윤 의원이 개인적인 이득을 얻은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2016년 정대협의 기부금품법 위반 고발 사건에서 법원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며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8.11. [email protected]
변호인은 "길 할머니는 지금까지 온전한 마음으로 위안부 관련 활동을 해왔고 기자회견에도 직접 참석했다"며 "검찰이 본 시기에 길 할머니의 공식활동만 70건이 넘는데 어떻게 길 할머니가 치매이고 윤 의원이 할머니를 이용했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검찰과 윤 의원 측이 혐의들을 두고 팽팽히 맞섬에 따라 안 그래도 윤 의원 기소 11개월 만에 시작돼 늦어진 재판이 장기전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소됐지만 같은 해 11월부터 지난달 5일까지 공판준비기일만 6회에 걸쳐 진행되면서 재판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의원이 나오지 않았지만 정식공판에서는 일부 특례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인 출석이 의무인 만큼 윤 의원은 기소 11개월 만인 지난 11일 처음 법원에 나왔다.
첫 공판 참석을 위해 법원을 찾은 윤 의원은 "재판에서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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