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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새 실업자 '6만' 줄었다는데…더 좁아진 청년층 취업 문

등록 2021.08.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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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년 실업자 5.6만 감소

실업률은 9.8→9.0%…0.8%p 하락

경제활동인구 '20만' 줄어든 결과

취준 알바생 7.6→14.9만 2배 증가

"청년층 취업 잦은 업종 보호해야"

[안양=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오후 경기 안양시청에서 열린 '청년층 고용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1.07.01. jtk@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안양=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오후 경기 안양시청에서 열린 '청년층 고용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1.07.01. [email protected]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 2016년에 취업한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최근 대학교 후배와 통화하다가 "요즘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 고용 상황이 좋다는 보도를 많이 접했는데,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 취업 선호도가 높은 공학을 전공한 후배는 정작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만 골라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넣는 족족 다 떨어진다"는 후배에게 A씨는 "힘내라"는 말밖에 해주지 못했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 수·실업률·고용률 지표가 5년 전인 지난 2016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전일제 취업을 희망하는 아르바이트생 수가 급증하는 등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실업자 수는 37만명이다. 2016년 42만6000명 대비 5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9.8%에서 9.0%에서 0.8%포인트(p) 하락했고, 고용률은 41.7%에서 42.2%로 0.5%p 상승했다.

당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지표만 보면 "청년층의 취업 상황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지표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분모가 되는 인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선 2016년 936만3000명이었던 청년층 인구 자체가 2020년 891만1000명으로 45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실업자 수·실업률·고용률 등의 집계 대상이 되는 '경제활동인구'와 그렇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로 나뉘는데, 경제활동인구가 20만1000명 감소했다. 이 중 실업자 수 감소분이 5만6000명을 차지한 것이다. 취업자 수는 14만5000명 감소했다.

반면 일주일에 36시간보다 적게 일하고,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2016년 7만6000명에서 2020년 14만900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르바이트하며 전일제 일자리를 찾는 취업 준비생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5년 새 실업자 '6만' 줄었다는데…더 좁아진 청년층 취업 문


2016년 7만6000명이었던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2017년 7만9000명, 2018년 8만6000명으로 연간 1만명 미만의 증가 규모를 보이다가, 2019년 10만2000명, 2020년 14만9000명으로 최근 2년 새 폭증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고용 시장이 더 얼어붙은 탓이다.

이 기간 '잠재경제활동인구' 수도 58만2000명에서 69만3000명으로 11만명 이상 증가했다. 잠재경제활동인구는 최근 4주간 구직을 하지 않았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잠재 구직자'와, 4주간 구직했으나 여러 이유로 잠시 취업이 불가능한 '잠재 취업 가능자'로 구성된다.

잠재경제활동인구 중 잠재 취업 가능자는 그 수가 적어 잠재 구직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최근 들어 일자리 찾는 일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일하고는 싶어 하는 청년 수가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취업 정보 포털 사람인이 최근 기업 54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5%(복수 응답 포함)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력 운용에 변화가 있다"는 기업은 28.8%로, "현 상황에서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곳은 56.8%로 집계됐다. 채용 부담 이유로는 "실적 악화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 절반 이상(54.9%)을 차지했다.

전문가는 청년층 취업 비중이 큰 업종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용빈 한국노동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청년층 취업이 5년 전보다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청년층이 첫 일자리로 삼는 경우가 많은 대면 서비스업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 이런 업종의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정책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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