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화성 러시아 묻지마 폭행' 피해자들 알고 보니 신종마약 강탈범

등록 2021.08.31 17:46:45수정 2021.08.31 17:54: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다른 러시아인에게 일명 '스파이스' 2g 빼앗았다 3달뒤 보복폭행 당해

징역2년6개월~3년, 집행유예3~5년 선고...내달 16일 가해 외국인들 선고

[화성=뉴시스] 경기 화성시 남양동 '묻지마 폭행'. 2021.2.9.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경기 화성시 남양동 '묻지마 폭행'. 2021.2.9.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 2월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화성 러시아 묻지마 폭행' 동영상 속 피해 외국인들이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영상 속 피해자로 알려졌던 외국인 2명은 다른 외국인에게 마약류를 빼앗은 뒤 보복성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조휴옥)는 특수강도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9·러시아 국적)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B(40·우크라이나)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11월 4일 경기 화성시 한 식자재마트 인근 골목길에서 C(23·러시아 국적)씨에게 흉기로 위협해 겁을 준 뒤 합성 대마의 일종인 일명 '스파이스' 2g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이 빼앗은 양은 약 2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과정 및 수법에 비춰 사안이 가볍지 않은 데다 스파이스 역시 마약류로서 오·남용 우려가 심하고 신체·정신에 끼치는 해악성이 매우 중하다"며 "이 때문에 특수강도 범행의 가벌성을 일반적인 사건과 동등하게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이듬해 2월 8일 화성시 남양읍 한 이면도로에 SM5 차량을 몰고 갔다가 C씨와 함께 스파이스를 판매하던 다른 외국인들에게 둘러싸여 집단으로 보복성 폭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영상은 '화성 남양 러시아 묻지마 폭행’이란 제목의 영상으로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공개된 영상을 보면 A씨와 B씨가 탑승해 있던 하얀색 SM5 승용차를 다른 외국인들이 가로막은 뒤 둔기로 차량을 부수고, 이들을 승용차 밖으로 끌어내 주먹과 발, 둔기로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이 영상 속에 찍힌 외국인을 비롯해 국내에서 마약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려인 23명을 구속기소했고, 내달 16일 수원지법에서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 중 16명에게는 마약류 판매 목적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마약 사범에게 이같은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해 2월께 마약판매를 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평택에서 시가 6400만 원 상당의 스파이스 640g을 제조해 화성·평택·안산·아산·김포 지역에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양은 1280회 투약분이다.

이들은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들의 구역에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을 승용차에 태워 외진 곳으로 데려가 집단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경찰은 A씨 등 폭행에 가담한 8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자 진술에서 마약류인 스파이스가 언급된 점에 착안해 관련 사건 기록 검토 등 수사에 나서 3개월여 만에 마약조직 전모를 밝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