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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구영배 책임론'…"티메프 사태 최종책임자, 왜 숨나" 비판

등록 2024.07.26 18:19:33수정 2024.07.26 20: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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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소비자 환불 진행…판매자 정산은 '감감무소식'

큐텐, 지난해 정산금 미지급 논란…'예측된 위험'이었단 지적도

2년새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5개 인수…계열사 자금 무리하게 대여

구영배 큐텐 사장(사진=큐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영배 큐텐 사장(사진=큐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싱가포르 기반 온라인 플랫폼 '큐텐(Qoo10)'의 국내 이커머스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금 미지급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큐텐그룹의 실질적 오너 구영배 큐텐 대표가 직접 국민 앞에 나서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은 피해자 환불 조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판매자들에 대한 정산금 지급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18일 싱가포르에서 급히 귀국한 뒤 티몬·위메프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며 해결책을 논의했다.

아울러 주변에 상황을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전면에 나서진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600억~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위메프와 달리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아직까지 정산금 지연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2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25. [email protected]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지난 25일 위메프 본사에서 열린 열린 기자회견에서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위메프와는 아예 다른 별도 법인으로, 정산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두 업체는 정산, 환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큐텐그룹의 정산금 미지급 사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수개월 째 큐텐으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한다는 판매자들이 발생한 바 있다.

큐텐은 지난해 5월부터 기존 일주일이었던 정산 주기를 한 달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 당시 큐텐은 정산주기 변경의 이유로 "매월 1회로 정산 횟수를 줄여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산 횟수 변경 이후 오히려 판매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셀러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 구영배 큐텐 대표를 지목하고, 전면에 나서서 피해를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 대표는 G마켓 창업자로 대표적인 '이커머스 1세대'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계 석유 개발 기술 기업에 입사해 엔지니어와 기술 매니저로 일했다

2000년부터 인터파크에서 일을 시작한 구 대표는 경매 서비스인 '구스닥'을 만들고, 이를 사내 벤처 형태의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로 넘어가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을 창업했다.

당시 싱가포르로 넘어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G마켓을 이베이에 넘길 당시, 10년간 한국에서 경쟁 업체에 근무하지 않겠다는 '겸업금지'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겸업금지 조항이 사라진 뒤 2022년 큐텐을 이끌고 한국에 들어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차례로 인수했다.

올해들어선 AK몰과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위시를 인수했다. 2년간 국내외 굵직한 5개의 이커머스 기업을 연쇄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구 대표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라는 야심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큐텐 산하에 있는 물류 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큐익스프레스 QDPC 이천 모습(사진=큐익스프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큐익스프레스 QDPC 이천 모습(사진=큐익스프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무리해서 다수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한 이유로 해당 플랫폼 물류를 모두 큐익스프레스가 전담하게 하고, 사업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가 지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로부터 지금까지 2000억원의 금액을 대여받았다.

이는 최근 큐텐이 무리하게 자회사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2300억원의 위시 인수 대금을 조달할 때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쓴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큐텐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류화현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구영배 대표와)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큐텐그룹 전체를 총괄하고 있으며, 사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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