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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9개월 만에 '보합'…하락 전환 눈앞

등록 2025.01.03 06:00:00수정 2025.01.03 08: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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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강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 4개월 연속 감소

주택 공급 부족·탄핵 불확실성 해소 등 집값 상승 변수 여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2024.10.2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2024.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한 달째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어요."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호가 보다 1~2억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문의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한 데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며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상승세가 멈추고, 보합 전환하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일부 주요 단지에서 실거래가 하락 등 곳곳에서 집값 하락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단기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 위축된 상황에서 탄핵 정국까지 겹친 탓이다.

다만 탄핵 정국이 마무리 되고, 오는 봄 본격적인 이사철에 아파트 공급 부족과 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위축된 매수세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다섯째(30일 기준) 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동일하게 -0.0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7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0.01%) 대비 보합 전환하며 상승을 멈췄다. 지난해 3월 넷째 주 이후 41주 내내 상승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개월여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변동 폭 차이가 컸다. 송파구(0.06%)와 서초·강남구(0.02%) 등 강남3구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용산·성동·종로·중랑·강서·광진구(0.02%) 등도 상승했다. 반면 금천구(-0.05%)와 구로구(-0.04%), 노원구(-0.03%), 강동·관악·은평·강북·도봉·동대문구(-0.02%), 동작구(-0.01%)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과 신축 등 선호단지에 대한 상승세가 국지적으로 포착된다"며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주 대비 보합 전환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째 감소하면서 거래절벽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773건으로, 전월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평균(11월 기준)보다도 10.9% 감소한 수치다.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8일 14억8000만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1월29일 15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했다. 또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면적 84㎡)은 지난 9월 41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한지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한 3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고금리 장기화와 단기간 집값 급등,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주택 매수세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올해 주택 공급량이다.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입주 물량이 가장 적다 보니 전월세 등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커지면 집값 상승 압력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3만74가구로, 올해 32만5367가구의 70.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은 지난 ▲2017년 33만5272가구 ▲2018년 39만7504가구 ▲2019년 34만5289가구 등 30만 가구가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2만21가구로 급감했고,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입주 물량은 3년 연속 전국 물량의 절반도 안 된다.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서울 2만9388가구 ▲경기 5만9464가구 ▲인천 2만327가구로 10만9179가구로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서울 집값이 보합세나 일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탄핵 정국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되면서 보합 전환됐다"며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 집값이 보합세 내지는 일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당분간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우세하겠지만, 주택 공급 부족 문제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현실화하면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며 "주택 임대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월세가 상승하면 집값 상승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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