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曲節) 곁에서 곡절(曲折) 발견에 진심…조혜림 '음악의 쓰임'
[서울=뉴시스] '음악의 쓰임'. (사진 = 파이퍼 프레스 제공) 2025.01.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음악 콘텐츠 기획자 겸 대중음악 평론가인 조혜림 작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이 방면에서 단연 진짜다. 조 작가는 최근 발간한 음악 에세이 '음악의 쓰임'(파이퍼 프레스 펴냄)에서도 같은 결의 정서를 꾹꾹 눌러 담았다.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의 곁에 있고 싶지만, 작곡을 하거나 연주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는 고백이 그렇다. "엄청난 기록을 세우거나 정신이 아득할 만큼 훌륭한 대작을 남기는 것만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들어진 결과물을 즐기고, 그것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일. 그게 내가 원하는 만들기"라는 얘기다.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서사다. 하지만 각자의 곡절이 그 곡절을 타고 뻗어나갈 때, 맥락이 더 풍부해진다. 일방적 방식의 서술을 지양하는 것이 예술이고, 청자 각자 사연의 개별성을 지향하는 게 음악이다.
감성적이지만 감상적이지 않고, 서정적이지만 격정적이지는 않는 조 작가의 글은 그 고유성을 노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래한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과 인터뷰를 복기한 대목이 보기다. "진실된 인터뷰를 하려면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서로를 믿고 내맡기는 관계가 돼야만 한다. 나의 인터뷰는 이러한 교감의 순간들 사이에서 성장해 왔다." 그 교감은 개개인의 특질을 인정해주고 인정받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공부는 필수조건이다. 조 작가는 누구보다 성실하다. "기획자이자 평론가로서 언제나 정확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자문"한다. "음악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정확한 앎을 바탕으로 사랑하는가. 곡을 만든 아티스트와 같은 답을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평론가로서 나는 음악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통해 스스로를 정확하게 이해시킨 뒤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온 그녀다.
그런 톺아봄이 '음악의 쓰임'을 지어낸다. 이건 아티스트와 청자 사이의 단단한 다리다.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는 추천사에 "음악을 향한 짙은 애정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시선이 가득 담긴 이 책은 좀처럼 따뜻해지기 어려워 보이는 세상에서 반드시 빛을 발할 거예요"라고 썼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은 저 멀리서 봐도 반짝인다. 한로로 외 김사월·스텔라장·실리카겔·트리플에스·림킴과의 만남으로 초대하는 인터뷰 이야기, H.O.T.·아이유·f(x)·샤이니, 소녀시대와 관련 에피소드가 그 빛들을 나눠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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