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라이벌' LG 유니폼 입은 김강률 "최소 50경기 등판…기대 부응할 것"
2007년 두산 입단 후 첫 이적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LG 트윈스 김강률이 8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01.08.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묘하네요."
익숙했던 유니폼 대신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선에 선 베테랑 투수 김강률(37)이 쑥스럽게 웃었다.
김강률은 지난달 13일 LG와 계약기간 3+1년, 최대 14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9억원)에 계약했다.
프로 입성 19년 만의 첫 이적이다.
김강률은 2007년 2차 4라운드 2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아 프로에 뛰어든 후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다. 그러다 첫 FA 자격을 얻고 두산과 같이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와 손잡았다.
매일 다니던 출근길이지만, 이제는 두산이 아닌 LG 클럽하우스로 향한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구단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만난 김강률은 LG 이적 소감에 대해 "묘하다. 늦은 나이에 팀을 옮기게 됐는데 같은 홈구장을 쓰던 LG로 오게 됐다"며 "오가며 봐서 다른 팀에 비해 낯익은 선수들이 많다. 프런트 직원들도 낯익은 얼굴들이 많다. 묘하다"며 웃음 지었다.
LG와 두산은 KBO리그 대표의 라이벌 구단이다. 두 팀의 맞대결은 늘 더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강률은 상대팀으로 봤던 LG에 대해 "예전에는 두산이 훨씬 강했는데 최근 2, 3년 간 역전이 됐다"며 "개인적으로 LG는 항상 상대하기 껄끄러운 타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절친했던 두산 선수들은 이제 '적'으로 마주한다. 김강률은 "몇몇 선수는 (상대로 만나면) 웃음이 날 것 같기도 한데, 똑같이 집중해서 하겠다.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며 미소지었다.
LG 트윈스 김강률이 8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구단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사진=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즌 육성과 성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내건 염경엽 LG 감독은 베테랑 투수 김강률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김강률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서, 시즌을 잘 치르자는 목표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통산 448경기에 등판한 김강률은 26승 14패 56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53경기에서 2승 2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했다.
지난해 불펜이 다소 헐거웠던 LG의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는 더 많은 이닝을 김강률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김강률은 "최소 50경기 이상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 사실 내가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수술도 하고, FA를 한 것도 대단하다고 한다"며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도 다 해냈으니까 충분히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도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3년 통합 우승을 일궈냈던 LG는 지난해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지 못했다. 올해는 다시 정상을 향해 뛴다. 김강률도 힘을 보탰다.
김강률은 "부담은 선수라면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내가 LG 유니폼을 입게 된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바람대로 내가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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