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중국산 항만 크레인은 정찰용 '트로이목마'"
항만 80% 점유한 중국제 크레인,
미군 물자 정보 수집 우려 제기
주미 中대사관, "미국의 편집증"
중국 ZPMC사의 STS 크레인 [사진=ZPMC USA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지난 달 초 발생한 중국 정찰 풍선 사태로 미·중 간 갈등 관계가 고착된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항만에 설치된 중국산 안벽(STS) 크레인이 '정찰(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미 국가 안보·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상하이진화중공업(ZPMC)이 제조한 STS 크레인이 미군 작전을 위해 미국에 반출입되는 물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크레인은 선박에 선적되거나 하선되는 컨테이너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안보 관리들은 ZPMC사의 STS 크레인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며 "크레인이 새로운 화웨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미정부는 화웨이가 생산한 5G 관련 부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WSJ은 ZPMC 크레인이 약 20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서방 공급업체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크레인을 판매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ZPMC는 마이크로소프트사(MS)와 협력해 장비를 연결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등 글로벌 항만 자동화 업계의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과거 2017년 MS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칭펑 ZPMC 사장은 "상해에 있는 본사에서 모든 크레인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ZPMC는 현재 전 세계 크레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 항만에서 사용 중인 STS 크레인의 80%를 제조했다.
앞서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2021년 실시한 기밀 평가에서 중국 정부가 선박 통항량을 교란하거나 선적 중인 군사 장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봤다.
매체는 특히 미군이 이용하는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에 위치한 항만에서 최근 ZPMC의 크레인을 새로 들여와 미 안보 당국과 연방수사국(FBI)의 우려를 샀다고 전했다.
또 2021년엔 FBI 요원들이 볼티모어 항구로 크레인을 이송 중인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 수집 장치를 발견한 바 있다.
WSJ은 ZPMC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계약사인 중국교통건설(CCCC)의 자회사라고 지적했다. 미정부는 지난 2020년 중국의 민군 융합 프로그램에 CCCC가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5개 자회사를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한편 주미 중국대사관 측은 미 안보당국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중국과의 무역·경제 협력을 방해하려는 '편집증적 시도'라며 '중국 위협론'을 띄우는 것은 무책임하며 미국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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