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ABCP 금리 재상승…이유는
A2등급 평균 8.9%까지 뛰어
"수요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근 단기자금 시장 금리가 낮아지고 안정을 찾아가는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는 오르고 있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위기가 또 재현되는 게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다만 4월 대주단 협약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PF ABCP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면서 수요가 둔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PF ABCP 금리는 지난 2월 말 4.2%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A1등급 3개월 기준 평균 거래 금리가 4.4~4.5%까지 상승했다. A2등급 3개월 평균 거래 금리는 지난달 초 7% 초반 금리 수준이 8.9%까지 뛰었다.
반면 단기자금 시장에서는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번 연속 동결한 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43%까지 내려갔고, 기업어음(CP) 금리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다시 4%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CD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수준인 3.43%를 유지했고, CP 금리 역시 하루 전 3.97% 그대로였다. CD·CP 금리와 달리 PF ABCP 거래 금리가 지난달 중순 이후 오른 건 1분기 말 단기자금 유출로 인한 수요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분기가 시작된 이달 들어서도 PF ABCP 금리만 상승세를 보이자 불안감이 형성됐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PF 부실이 단기자금 시장을 넘어 회사채 시장 전반을 얼어붙게 하는 파급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PF ABCP 금리만 상승한 것에 대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에 대한 요인은 이미 충분히 나온 요인으로 전혀 새롭지는 않다"며 "최근 PF ABCP 수요 감소의 주요한 요인은 이달 대주단 협약 체결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PF 익스포저를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는) 대주단 협약 과정에서 정식 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으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협약 체결에 만기 연장과 같은 조항이 적용될 경우 뜻하지 않게 상환이 지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라며 "대주단 협약을 앞두고 최근의 PF ABCP 수요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에는 전 금융권 PF 대주단 협약 가동이 예상되는데 사업장 별로 청산 과정에서의 손실 부담이나 만기 연장 과정에서 우발채무의 대출 전환으로 자금수지에 부담이 크게 발생하는 금융사가 나올 수 있고 이런 회사에 대한 시장 경계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국내 정책당국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경우 일부 중소형 금융사에 문제가 발생해도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 ABCP 매입 프로그램은 12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혹시 모를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실시했던) 부동산 ABCP 매입 프로그램이 5월 말 종료된다"며 "(이를) 연장해서 12월 말까지 하려고 많은 협의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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