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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되자 180도 변한 내 아이…사춘기? 소아 우울증?[몸의경고]

등록 2024.12.28 18:01:00수정 2024.12.28 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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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이나 식욕변화 2주 이상 지속

사춘기 감정기복 아닌 소아우울증

방치하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해

[서울=뉴시스]수면이나 식욕의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는 등 우울증 경고 증상이 나타나면 사춘기의 단순한 감정기복이 아닌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아 우울증은 방치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뉴시스DB) 2024.1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수면이나 식욕의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는 등 우울증 경고 증상이 나타나면 사춘기의 단순한 감정기복이 아닌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아 우울증은 방치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뉴시스DB) 2024.1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수면이나 식욕의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는 등 우울증 경고 증상이 나타나면 사춘기의 단순한 감정기복이 아닌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아 우울증은 방치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 우울증은 다양한 인지·정신·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고, 일상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정신과적 질환이 아동·청소년에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아동(6~11세)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92% 증가했고, 청소년(12~17세)은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원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국내 소아청소년이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특히 최근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성인이 되기 전 1번 이상의 우울 삽화(기분 저하·정신 및 행동 변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일정한 기간)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성인과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 우울증 발생 원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 가족·또래관계 등 환경적 요인이 약 60%, 유전적 요인이 약 40%를 차지한다. 친구와의 갈등이나 학교 폭력은 소아 우울증을 유발하는 주요인인 만큼 어릴 때부터 꾸준히 교류하는 친구 한두 명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소아청소년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인해 우울증이나 자해·자살 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SNS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아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다. 우울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 짜증을 잘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또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그래픽=뉴시스] 소아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다. 우울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 짜증을 잘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또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4.12.28.

[그래픽=뉴시스] 소아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다. 우울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 짜증을 잘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또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4.12.28.

사춘기 때 감정기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울감이나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우울증 경고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사춘기와 우울증을 구분하려면 아이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가령 초등학생 때까지 공부를 잘 하던 아이가 중학생 때부터 갑자기 학업에 부진하다면 부모는 ADHD를 의심하지만 실제로는 소아 우울증에 동반된 집중력 저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아 우울증은 방치하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소아청소년 우울증 중증도 평가도구(CDRS-R)로 평가한 결과, 40점 미만의 경증이면 심리 치료를 우선 진행하고, 40점 이상(중등도 이상)이면 항우울제 치료를 실시한다. 만약 반응이 없다면 약제의 종류를 바꾸고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소아청소년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미숙한 경우가 많아 ‘놀이치료’나 ‘정서 조절 훈련’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에 동참하는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가족 치료’를 함께 실시하기도 한다. 소아 우울증은 심하지 않은 경미한 증상으로도 자해나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보호자는 우울증을 공부해 아이를 지지해줘야 한다.

[서울=뉴시스]사춘기 때 감정기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울감이나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우울증 경고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사춘기와 우울증을 구분하려면 아이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제공) 2024.12.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춘기 때 감정기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울감이나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우울증 경고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사춘기와 우울증을 구분하려면 아이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제공) 2024.12.28. [email protected].

소아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게임이나 휴대폰 대신 건전한 신체활동을 통해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또 아이들이 여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국내 교육 환경상 부모가 아이의 숨 돌릴 틈을 마련해줘야 한다. 정기적인 선별 검사도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만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 1회 우울증 선별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소아 우울증을 겪는 아이와 부모는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며 죄책감을 느끼지만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아이의 회복과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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