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영문판 사설에 '文지칭 속어'…靑 항의에 수정
23일 영문판 사설 제목에 '문 대통령 왜 북한에 아부 떠나'
靑 "속어 사용 큰 결례" 항의…'왜 구애하는가' 제목 수정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조선일보가 영문판 기사 사설 제목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속어 표현을 사용했다가 청와대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대미 비판 담화를 바탕으로 한 영문판 사설 제목을 '왜 문 대통령은 북한에게 아부를 떠는가(sucking up to N.Korea)'라고 붙였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부질 없었다는 취지의 비판적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제목에 속어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부'라는 일반적 의미 외에 '빨다'라는 1차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는 조선일보 측에 공식 항의했다. 조선일보는 이후 해당 사설 제목을 '왜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에 구애하는가(still wooing)'라고 수정했다.
박수현 청와대 소통수석은 "해외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문판 사설에서 대한민국 정상에 대한 표현에 속어를 사용하는 것은 외교적 차원 감안했을 때 국내 기사보다 더 큰 결례에 해당한다"라면서 "조선일보 측에 항의해 수정했고, 추후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는 별개로 조선일보가 국내 범죄 기사에 문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삽화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공식 항의했다.
조선일보가 지난해 8월부터 가짜 마스크 판매자, 마스크 사기 혐의자 등을 다룬 서로 다른 4건의 국내 기사에 문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삽화를 반복해 사용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조선일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부적절한 일러스트 사용 사과드린다'며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이지만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의도이자 철학"이라며 "언론사가 일종의 평정심, 상식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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