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후배 단상 아래로 던져 전치 32주…"유도 꿈나무 좌절"
피해 학생 측 '운동 어렵다는 진단 나와'…가해 학생 형사 고소
[익산=뉴시스]윤난슬 기자 = 전북 익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A군 선배들의 폭력으로 전치 3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사진=전국학부모연대 제공)
9일 피해 학생 부모 측 등에 따르면 도내 한 고교 유도부 1학년인 A군은 지난 4일 오후 9시께 학교 강당에서 야간 훈련을 마치고 간식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당시 A군은 2학년 선배 4명에 의해 1m 아래의 단상 아래로 던져졌다.
이 사고로 A군은 중추신경 등을 크게 다쳐 전치 32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현재 발가락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을 뿐 팔과 다리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어머니는 "휴식을 취하고 있던 아들에게 상급생 중 한 명이 '텀블링을 해보라'고 했고, 이를 거절하자 3명을 더 불러서 팔과 다리를 잡아 아래로 던졌다"며 "가해 학생들은 '장난으로 그랬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하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때에도 가해 학생 중 1명이 아들의 얼굴을 때려 코피가 심하게 난 적이 있었다"면서 "이번 사고로 아들이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A군 어머니는 또 학교의 대응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주변에 있던 다른 동급생이 코치에게 전화를 해 신고를 하라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3학년 주장이 119를 불렀다"며 "사고 당시 야간 훈련시간었음에도 감독과 코치 등 책임자는 현장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A군 어머니는 지난 6일 오후 가해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으며, 민·형사상 책임도 물을 예정이다. 또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전북교육청에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도 요구할 계획이다.
A군 어머니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학교폭력 결과를 알려달라고 해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면서 "미온적인 학교 측과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일부 가해 학생 부모들의 태도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가해 학생 4명이 피해자의 팔 다리를 잡고 단상 아래로 던진 것으로 확인했다. 피해 학생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던진 것은 맞다"면서도 "강당 바닥 전체에는 연습용 매트가 깔려 있었고, 유도부원들은 평소에도 유도 매트를 깔고 '백덤블링' 연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발생 다음날 바로 교육지원청과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에게 보고했다"면서 "가해 학생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감독과 코치에 대해서도 지도·감독에 소홀한 부분이 있어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피해 학생이 잘 회복해서 사회에 건강하게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30만원씩 불법 찬조금(자모회비)을 각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모회비를 걷었다는 내용은 오늘 처음 들었다"며 "현재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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