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입김 불더니 'HELP'…홍등가의 여성 홀로그램 왜(영상)
2009년 살해된 피해 여성…범인 못 잡아
경찰 "홀로그램 보고 양심에 따라 연락 달라"
[서울=뉴시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 한쪽에 설치된 베르나뎃 베티 사보의 홀로그램.(사진=독일 도이체 벨레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홍등가에 설치된 매춘부 홀로그램에 관한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에 한 매춘부의 홀로그램이 관광객과 손님이 볼 수 있도록 유리창 너머로 보이게 설치됐다.
영상 속 여성은 유리창에 입김을 분 후 '도와줘(HELP)'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현지 경찰은 해당 홀로그램을 통해 그녀의 사건에 대한 정보와 단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홀로그램의 주인공인 여성의 이름은 베르나뎃 베티 사보로 헝가리 출신이다. 그녀는 18살의 나이로 암스테르담에 와 홍등가에서 매춘을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녀는 2009년 암스테르담에서 칼에 수십 번 찔린 후 피 웅덩이 속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녀는 당시 신생아를 둔 어머니였다.
현지 실종자 수색팀 경찰관 벤자민 반 고흐는 "홀로그램을 통해 베티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동안 침묵했던 사람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경찰에 연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베티의 홀로그램이 사람들과 일정한 유대감을 만든다"며 "목격자들을 설득해 증언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러한 사건에서는 항상 피해자의 얼굴을 대중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그램은 증인들이 자신이 누구를 위해 증언하는지 알게 하며, 증언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과 경찰은 "유가족 동의를 받고 홀로그램을 제작한 것"이라며 "존엄성을 지키고, 베티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살인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홀로그램과 함께 홍등가 전역에 사건 정보가 담긴 대형 포스터와 텔레비전 화면을 설치했으며, 당국은 사건과 관련된 제보에 대한 포상금을 3만2000달러(약 4500만원)로 인상했다.
이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슬픈 사연이지만, 기술의 발전을 확인할 기회"라는 반응과 "솔직히 저 홀로그램이 살인자를 잡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그저 관심을 끄는 정도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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