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은 경제 정상 작동 출발점…여아 협력해야"[신년사]
한은 총재 2025년 신년사
내외 불확실성 우려…"상황에 맞춰 금리 결정"
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에 "경제·정치 독립 작동 출발점"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금융위원회(FSC)-한국은행(BOK) 공동개최 'AI, 금융, 중앙은행 : 기회, 도전과제 및 정책적 대응'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1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정국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우리 경제가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 작동을 대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1일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통해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평가하며 대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주의 정책 본격화에 따른 수출이 어려워질 가능성과 미국의 경제 호황으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환율 변동성 지속 가능성을 리스크로 짚었다.
국내 상황의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어 비상한 경각심으로 점검해 한다"면서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되어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으로만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토로했다. 그는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됐다"며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최 권한대행의 헌재 재판관 임명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고자 정치보다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할 때"라며 "이 과정에서 한은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1.9%를 언급하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인 1.8%로 유사하다"며 우리 경제 상황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를 밑도는 성장률을 과거와 비교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에 집중해 중장기적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향후 한은의 과제로는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인 한국형 점도표와 분기 단위 경제전망 점검과 개선, 한은 대출제도 개선,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 AI 모형 도입,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활용성 테스트 및 글로벌 프로젝트를 꼽았다.
내부 경영으로는 업무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해 야근을 줄이고, 보고서의 수보다 그 파급력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은 커뮤니케이션국이 관리하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9만명 돌파를 언급하며 '실버 버튼'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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