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이관 갈등 격화…비즈플레이 "부실공사 피해 책임져야"
통합 서비스 코앞데 두고 일정 차질, 기술 탈취 논란 두고 신·구 사업자간 대립
조폐공사 "철처히 준비중" 해명에 비즈플레이 "3월 1일 오픈 불가 이유 명확해졌다" 지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시내 전통시장에 온누리상품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매출기반 확대를 위해 설 연휴 한시적으로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에서 15%로 상향하고, 디지털 결제액의 15% 환급행사를 실시한다. '골목형상점가'의 요건을 완화해 사용처도 확대한다. 정부는 '2025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을 연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고, 할인율과 사용처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5.0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오는 3월 1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서비스 오픈 일정과 관련해 신·구 시스템 운영 사업자간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비즈플레이의 모기업 웹케시의 석창규 회장이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신규 사업자인 한국조폐공사가 추진하는 온누리상품권 통합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오는 3월 1일 정상 서비스 시작이 불가능하다며 비판했다.
회사는 정상 서비스가 불가능한 이유로 ▲정상오픈 위한 필수 고지 기한 초과 ▲대용량 이관 사전준비 및 방법론 부재 ▲운영 플랫폼 필수 테스트 부족 ▲ 운영 사업자 필수 과업 누락 등을 꼽으며 조폐공사가 즉시 모바일 서비스 구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조폐공사가 입장문을 내놓고 항목별로 조목조목 해명하자 7일 비즈플레이가 또 다시 반박자료를 내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비즈플레이는 사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시 모든 책임은 조폐공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1월 1일 오픈 했다면, 설 명절 소상공인 피해 없었을 것"
이에 비즈플레이는 그간 조폐공사 측에 이관 일정을 요청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반박했다. 비즈플레이측은 "간담회 이후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선물하기 및 기업 구매 서비스를 오는 11일부터 중단하고, 이에 따른 고객 이관 고지를 병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회사 측은 법정 고지 기한인 30일은 이미 초과됐지만, 이번 주라도 고지를 진행해 추가적인 법적 위반을 막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가 과업지시서대로 1월 1일 정상 오픈을 했더라면, 설 명절 특수 기간 동안 선물하기 등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조폐공사의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을 따졌다.
대용량 이관 사전 준비 및 방법론 부재 지적과 관련해선 조폐공사가 "플랫폼 이관 경험과 방법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드형 데이터 분석은 완료했다"면서 "모바일 데이터는 완료를 했으나 오류가 확인돼 부득이 시스템 설계도(ERD) 자료 및 이관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비즈플레이는 통상적으로 이관 데이터 분석은 최소 4개월 전에 완료돼야 하며, 이후 전체 데이터를 개발계 플랫폼에 적재해 3~4개월 동안 4회 이상의 개발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플레이 측은 "조폐공사가 현재 시스템 이전에 따라 모든 서비스를 정지하는 '프리징' 기간을 약 40일 앞두고도 모바일 데이터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개발계 테스트조차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월 CBT 너무 늦어…적어도 3개월 전 완료했어야
비즈플레이는 이번 사업이 플랫폼 구축이 아닌 운영 사업임을 강조하며, 결제 채널 테스트는 오픈 최소 3개월 전에 완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폐공사가 2월에 다양한 결제 채널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일정은 사실상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프리징' 기간을 감안하면 테스트에 불과 2주 밖에 할애되지 않아, CBT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정상 오픈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비즈플레이는 기존 운영 경험에 따르면 결제 채널 1개 연결에만 약 2~4주의 테스트 기간이 필요했다며, 조폐공사가 수십 개 채널의 연계, 개발, 테스트를 단 1개월 내에 완료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조폐공사가 "기업 구매 사이트 개발 완료 및 테스트 진행과 함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비즈플레이 측은 의문을 제기했다.
비즈플레이는 기업 구매 데이터와 관련해 조폐공사가 이관 미팅 당시 데이터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지난 6년 간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에 반영된 315건의 정책 변경 사항과 관련해서도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에 사전 준비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이관 요청이나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비즈플레이는 이에 대해 조폐공사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즈플레이 측은 "지난해 10월 중순 소진공에 1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그 당시 조폐공사는 1월 1일 정상 오픈을 호언장담 했다"면서 "그러나 조폐공사는 불과 한 달도 안돼 준비 미흡이라는 이유로 2개월 연장을 요청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2개월 연장을 하더라도 조폐공사의 플랫폼이 구축 중이라 6개월 이상의 절대 테스트 일정이 필요해 3월 1일 정상 오픈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했으나 또 다시 조폐공사는 3월 1일 오픈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관련해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조폐공사의 현 상황에 대해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콘크리트가 전혀 마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건물을 올리고 있다"면서 "일정에 쪼들려 서둘러 건물 오픈 시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 재난과 피해에 대해서 누가 책임 질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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