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에너지' 채우러 1월 가볼 만한 곳 ④하동 송림
경남 하동군 하동 송림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겨울'이라고 해도 온 세상이 하얗거나 빛바랜 것만은 아니다.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한 곳도 있다.
조선 후기 학자·예술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가 그린 '세한도'(歲寒圖)가 설파하듯 조선 시대 선비의 '기개'를 상징한 '소나무'나 고대 유럽에서 '인신 공양'을 하던 야만적인 게르만족을 기독교로 교화하는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의 아이콘이 된 '전나무'처럼 '숭고한 정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유난히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는 우리가 이곳들을 찾는다면 분명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겨울에도 강한 생명력을 뽐내는 '자연 생태'인 덕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푸른 뱀의 해'(을사년), 2025년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가 '푸른 기운이 가득한 겨울 여행지' 5곳을 추천한다.
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섬진강 유역인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에 국가유산 천연기념물인 하동 송림이 있다.
바로 조선 제21대 영조 21년(1745년) 하동도호부사 전천상이 만든 '인공 숲'이다. 해풍과 섬진강에서 날아오는 모래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장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송림은 단순히 백성들의 불편을 해결해 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섬진강의 윤슬과 모래사장과 어우러지며, 절경을 연출했다. 덕분에 하동은 '백사청송(白沙靑松)의 고장'으로 불릴 수 있었다.
모진 세월을 지나는 동안 강이 범람해 마을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송림 한가운데에 제방을 쌓았다.
이후 제방 안쪽 숲은 마을이 커지는 데 따라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 현 하동중·고, 광평마을 일부도 숲이었다고 한다. 송림 규모가 어마어마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남 하동군 하동 송림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송림에는 '후계목'(천연기념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개체)과 군민이 기증한 소나무 등 900여 그루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때의 '애민 정신'은 송림을 유지하려는 하동군과 주민의 노력 속에 사시사철 푸른 잎과 진한 솔 내음처럼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남은 하동 송림을 중심으로 '송림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은 전천상의 공로를 기리는 '기적비'(紀跡碑)에서 시작한다.
숲 한가운데로 오솔길, 가장자리로 자전거 도로를 겸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어느 길이든 천천히 거닐면서 송림을 즐겨 보자.
하동읍의 북적이는 거리가 '팝아트'라면, 고즈넉한 숲길은 '수묵화'라고 할 수 있다.
송림 공원 서쪽 끝으로 섬진강이 흐른다. 강물은 바다로 합류하기 전에 한 톨 두 톨 모래알을 남겨 지금의 드넓은 모래사장을 만들었다. 늘 푸르른 송림과 대비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섬진강 모래사장은 '맨발 걷기 명소'로 꼽힌다. 비교적 따뜻한 날에 찾아 맨발로 강가를 따라 걸어 보자. 부드러운 모래와 시원한 강물이 발끝에서 온몸으로 활기를 공급해 줄 것이다.
경남 하동군 하동 송림과 섬진강 그리고 '알프스 하모니 철교'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철교부터 옛 하동역까지 약 2.3㎞의 선로를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드라마에서 철로 위를 걷는 장면이 곧잘 등장한다. 이는 '철도안전법' 위반 사항으로 처벌되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얼마든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하동군의 겨울을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주역은 송림만 아니다. 화개면을 중심으로 산골짜기마다 자리한 '밭'도 한몫을 제대로 한다.
화개면 깊숙한 곳에 '하동 야생차 문화센터'가 있다. 도로명 주소에서 '쌍계로'가 선명하다. 녹차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그 '쌍계'다.
하동 녹차 역사, 차 명인 이야기 등을 다루는 박물관을 비롯해 체험장, 판매장, 치유관 등으로 구성한다. 최근 개장한 '티 카페 하동'도 인기를 끌고 있다.
통창 너머로 야생차밭이 보이는 경남 하동군 '하동 야생차 문화센터' 내 '티 카페 하동' (사진= 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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