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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예고' 서울대 의대교수들 "중증·희귀질환 차질없어"

등록 2024.06.14 15:06:36수정 2024.06.14 16: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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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휴진, 정규 외래진료·수술 중단 뜻해"

"의료계·소비자·정부 상시적 협의체 구성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휴진 관련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6.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휴진 관련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6.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오는 17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서울대병원 진료가 시급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해 휴진 기간 진료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휴진이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으시는 환자들의 정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동안 정부 측에 근거와 협의에 기반해 의료정책을 수립할 것을 약속해 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마지막 몸부림으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번 휴진을 시작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이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최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중증·희귀질환환자들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충분한 의료진과의 시간과 병원의 자원을, 1·2차 의료기관과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는 일반 환자들과 경쟁하도록 방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 예약은 쉽지 않고 대기시간은 길며 막상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셨을 것"이라면서 "이젠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변화로 병원의 수익이 감소한다면 우리나라 현재 수가체계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며,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수가체계 개선에 필요한 재정 지원의 규모를 가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노조를 향해서는 휴진은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지난 13일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가진 자율성과 특권을 공익을 위해서 사용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휴진 결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현 의료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익을 위한 것임을 헤아려 주시기를 요청한다"면서 "과로로 순직하지 않으려면 사직할 수밖에 없는 교수들에게 지금의 일그러진 진료를 지속하라 강요하지 마시고,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공공의료를 먼저 강화하라고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은 의료체계를 먼저 개선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의사 수를 기준으로 결정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한 만큼의 의대 정원을 확정하라고 요청해 달라"면서 "젊은 의사들이 돌아와 다시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제공하기를 기대하시지 마시고, 수련생들은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수가체계를 만들라고 병원과 정책결정권자에게 요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정부 관계자로 이뤄진 ‘상시적 의정협의체’ 구성도 정부에 촉구했다.

비대위는 "수련생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의사로서 환자에게 어떤 진단과 치료가 최선인가 고민하는 시간보다 단순 의료 행위와 사소한 진료 오더 변경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더 많다"면서 "정상 급여를 받는 전문의를 고용할 수 있는 재원이 병원에는 없으니 장시간 저임금 노동자인 전공의들이 돌아올 때까지 교수들이 버텨야 한다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 교수들은 기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권자께서는 약속한 대로 전공의의 수련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수가체계를 개선해 전문의 중심의 교육수련병원으로 만들어달라"면서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재원을 기획재정부로부터 반드시 받아내야 정부는 전공의를 국가의 자산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노동법에 근거한 노동시간을 보장받되 수련을 위한 추가근무는 시간외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교육수련병원의 인정 기준으로 지도교수 감독 하에 전공의 직접 시술·수술의 분율을 규정하는 등 진정한 수련이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정책결정권자께서는 다양한 명령을 동원하고 고집하는 대신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모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상시적 의정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을 서둘러달라"면서 "논의 결과가 실제로 반영될 수 있는 법적인 보장, 정책 집행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이 함께 명시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계와 정책 결정권자가 아무런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먼저 만나도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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