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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에 정부청사 열렸지만…공무원들 '대혼란' '뒤숭숭' 여전

등록 2024.12.04 12:04:22수정 2024.12.04 1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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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평소처럼 출근 모습이지만…혼란·당혹 곳곳 남아

계엄선포 전혀 몰라…"가짜뉴스인줄" "무슨 말을 하겠나"

모든 부처 정상근무 중이지만…장관 일정 취소·긴급 회의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출입구가 막혀 있다. 2024.12.0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출입구가 막혀 있다. 2024.12.04. [email protected]

[서울·세종=뉴시스] 강지은 구무서 고홍주 김정현 정유선 성소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했지만, 관가는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단 계엄 선포 직후 폐쇄된 정부청사도 해제와 함께 다시 개방되면서 공무원들은 평소와 같이 정상 출근·근무 중이지만, 비상 대기 등 간밤의 급박했던 상황에 혼란과 당혹감 등 여파는 곳곳에 남아있는 모습이다.

4일 오전 8시께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입주해 있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앞은 간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고요한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출근 시간에 맞춰 속속 청사로 들어갔고, 휴대폰을 보면서 빠르게 출입문을 통과했다.

청사 청원 경찰은 뉴시스에 "전날 중앙동 출입 통제가 강화됐지만, 오늘 아침부로 정상화됐다"며 "아침 근무라 어제 밤 상황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현재 신분증 검사 등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25분께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오후 11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을 비롯한 모든 청사의 출입문이 전면 폐쇄됐다. 이에 따라 공무원이나 출입 기자들은 신원 확인 후 출입할 수 있었다.

청사 내부 경비 직원은 "어제 (계엄 선포 직후) 정문 앞에서 신분증 검사 등 절차가 추가됐다"며 "직원들이 한 숨도 못자고 밤샘 대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윤 대통령이 오전 4시27분께 비상 계엄을 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정부청사 출입 통제도 모두 해제됐다.

다만 간밤의 충격과 혼란에 여파는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앙동 옆 민원동 흡연 구역에서는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며 전날의 상황을 공유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게 뭐냐" 등의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직원들은 "어젯밤 일찍 잠들어 소식을 몰랐다" 등 가볍게 대화를 하거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관련 이야기를 짧게 나누다 엘리베이터를 탄 뒤 조용해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긴급 간부회의를 마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4.12.0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긴급 간부회의를 마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4.12.04. [email protected]


실제로 일선 공무원들은 전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의 한 직원은 "우리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며 "서로 연락해서 '이게 무슨 일이냐, 이런 상황이면 나와야 되지 않겠냐' 해서 하나둘씩 연락 후 밤 늦게 청사로 복귀해 새벽 4시 반까지 대기했다"고 전했다.

전날의 상황과 관련해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공무원들도 있었다. 교육 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공무원으로서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위원회와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가 입주해 있는 정부서울청사도 술렁이는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이었지만, 청사 출입문 앞은 평소보다 청원 경찰이 더 배치돼 있었다. 직원들은 복도에 서서 목소리를 낮춰 대화를 나누거나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 충격 여파와 관련해 정부합동 브리핑을 한 뒤 퇴장하다 취재진이 몰리면서 일대 혼잡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계엄령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느냐'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를 빠져나갔다.

일단 비상 계엄이 해제됨에 따라 현재 모든 부처가 정상 근무 중이지만, 대부분의 부처는 장관 외부 일정을 취소하거나 최소화하고 긴급 회의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당초 이날 오후 선감학원 사건과 관련해 첫 국가 사과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이 장관에 대해 내란죄 고발과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취약계층 보호와 필수의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황이 정상화된 만큼 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책임과 의무를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외부 일정을 취소한 뒤 실·국장 회의를 열어 "근로감독 및 취업지원 등 해야 할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특히 민원 업무 등 국민 불편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를 수행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교육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차분한 업무수행과 교육현장에서 안정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고 교육부가 밝혔다.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신영숙 여가부 차관 역시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소관 업무는 정상 추진 중이며 여성, 청소년, 가족, 권익 분야 우리 사회의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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