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의 미 하원의장 선출투표…2년 전처럼 15차례 이어질까
[워싱턴=AP/뉴시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지난해 12월20일 정부 셧다운을 막을 예산법이 가결된 뒤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2024.12.21.
연방 상원의장은 의원이 아닌 집권당 부통령이 겸해 따로 뽑을 필요가 없고 의정상 필요할 때마다 다선 순위의 임시의장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공화당이 4석을 빼앗아 민주당 51석 대 공화당 49석에서 공화당 53석 대 민주당 47석으로 역전되었다.
하원은 투표 한 달 뒤인 12월 초에 개표가 마무리되어 공화당 220석 대 민주당 215석으로 결정되었다. 2년 전 중간선거 직후의 공화당 222석 대 민주당 213석에서 민주당이 2석을 더했지만 여전히 소수당 처지다.
하원의장은 부통령 다음의 대통령 승계 2위인 권력 넘버3이며 하원의장 주재 아래 435명 당선자들이 의원 취임 선서를 할 수 있다. 의장을 뽑지 못하면 의원 신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꼭 2년 전인 2023년 1월3일 공화당 당선자 222명과 사망자 한 명 뺀 민주당 212명이 많은 가족들과 함께 의석에 앉아 의장 선거에 돌입했으나 새벽이 되도록 7차 투표에도 의장을 뽑지 못했다.
이에 6일 다시 434명의 당선자들이 모여 의장선출을 시도했고 15차 투표만에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뽑혔다. 14시간이 지난 7일 새벽 0시30분이었다.
매카시 의원은 공화당 222명 중 216명으로부터 직접 이름을 '거명' 받아 민주당 212명 전원으로부터 거명 받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물리쳤다. 4명 차이가 난 것이지만 이 차이가 문제가 아니다. 공화당 당선자 중 6명이 매카시를 '거명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 매카시의 간난신고 끝 당선 비결이었다.
이 간단한 표결 결과가 나오는 데 1회 실시에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직접투표가 쉬지도 않고 15차례나 연속 진행된 것이다. 미국의 하원의장 투표는 기명투표보다 더 노골적인 직접 거명투표다.
모든 의원들이 서기로부터 알파벳 순서로 호명 받는 후 1분 내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지후보를 직접 거명하거나 아니면 입을 다물거나 해야 한다. 후보 의원이 아니더라도 사람 이름만 거명하면 유효투표가 되고 입을 다물면 '참석 기권'으로 무효 처리된다.
2년 전 그때 만약 222명 공화당 당선자 중 전원이 사람 이름을 거명해 유효투표 처리되었다면 민주당의 212명를 포함해 유효투표는 재적수와 같은 434명이 되고 과반선은 218명이 된다.
매카시를 반대하는 극우성향 의원 10여 명은 매카시 대신 자기 이름이나 엉뚱한 사람 이름을 입에 올려 당선 과반선을 218명으로 유지하면서 매카시 표수를 210명 대 아래로 만들어 계속 낙선시켰던 것이다.
그러다가 15차에 공화당 최후의 강경파 6명이 입을 다물고 아무 이름도 말하지 않는 '참석기권'으로 돌아서는 데 동의했다. 이에 유효표수가 434명에서 428명으로 줄어들고 당선 과반선 역시 218명에서 215명으로 줄어들었다. 공화당 222명 중 침묵의 기권 6명을 뺀 216명이 매카시를 거명 연호해 215석을 웃돌아 매카시 의장이 탄생되었다.
10개월 뒤에 매카시는 이 강경파 떼에 밀려 의장직을 빼앗겼고 무명의 마이크 존슨 의원이 후임 의장이 되었다. 6번째 투표에서 나온 의외의 낙점이었다.
존슨 의원은 119대 회기가 열리는 이날 의장직 재선에 도전한다. 공화당 당선자 220명 중 성추문으로 트럼프의 법무장관 지명을 날려버린 맷 게이츠가 의원직을 던져서 219명이며 민주당은 그대로 215명이다. 과반선은 218명으로 공화당은 1명만 반대 이탈하면 218 대 216가 되지만 2명이 이탈하면 217 대 217대로 동률 무효가 된다. 살얼음판이다.
거기에 2년 전처럼 10~30명에 달하는 당내 극우파의 '거명' 반대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존슨은 이들을 이전의 매카시가 성사시킨 것처럼 거명 투표에서 침묵의 기권으로 유도해서 유효표와 해당 과반선을 낮춰야 다시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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