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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캐나다 총리 "당대표직 사임"…총리직은 임시 유지(종합)

등록 2025.01.07 01:50:31수정 2025.01.07 09: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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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자 선출 때까지 당분간 총리직 유임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다음 선거에서 리더 될 수 없다"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오타와에 있는 총리관저(리도코티지)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1.07.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오타와에 있는 총리관저(리도코티지)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1.0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집권 자유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이 새 지도자를 선출한 후 당의 대표와 총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트뤼도는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다음 선거에서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저는 싸움에 직면했을 때, 특히 우리 당과 국가에 매우 중요한 싸움이라면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하지만 저는 캐나다 국민의 이익과 민주주의의 복지가 제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사임 의사를 발표하면서 "한 가지 후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국가의 선거 과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그는 "만약 한 가지 후회가 있다면, 특히 이번 선거가 다가오면서, 제가 떠올릴 수 있는 많은 후회가 있을 것"이라며 "저는 이 나라에서 정부를 선출하는 방식을 바꿔서 사람들이 같은 투표용지에 2차 또는 3차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뤼도는 새 지도자가 선출될 때까지 임시 총리로 남을 계획이다.

AP통신은 트뤼도 총리의 사임을 놓고 그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정부 내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AP는 트뤼도가 자유당의 새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총리로서 재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정책 연합을 맺었던 신민주당(NDP)이 불신임안 제출을 예고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2015년 취임 당시 70%에 육박했던 트뤼도 총리 지지율은 최근 고물가, 집값 상승 등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급락했다. 트뤼도 총리 지지율은 지난달 17일 공개된 시장조사 전문기관 애버커스 여론조사에서 19%를 기록했다.

트뤼도 총리는 10년간의 보수당 집권 후 2015년에 집권했으며, 집권 초반에는 국가를 자유주의 시절인 과거로 되돌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하는 식품 및 주택 물가와 급증하는 이민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로 인해 유권자들에게 크게 인기가 없어졌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러한 정치적 격변은 캐나다가 국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닥쳤다. 트뤼도 총리의 사임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캐나다 정부가 미국으로의 이민자와 마약류 유입을 막지 않는다면 모든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오타와에 있는 총리관저(리도코티지)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당 대표 겸 총리직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2025.01.07.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오타와에 있는 총리관저(리도코티지)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당 대표 겸 총리직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2025.01.07.

캐나다는 미국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공급을 주로 캐나다에 의존한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예고한 고율 관세 대응 등을 두고 트뤼도 총리와 의견이 충돌한 뒤 지난달 돌연 사임했다.

트뤼도는 사임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주 동안에는 공개적으로 거취에 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니엘 벨랜드 맥길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AP에 "이 정치적 드라마 이후 그의 오랜 침묵은 그의 현재 입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자유당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선거에서 4선에 출마할 계획이었다. 자유당은 최근 토론토와 몬트리올 두 지역에서 수년간 치러진 선거에서 큰 난관을 겪었다. 한 세기 이상 동안 캐나다 총리 중 4선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AP에 따르면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뤼도의 4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현지 설문조사업체 나노스 리서치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자유당은 보수당에 47% 대 21%로 뒤처졌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드메일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뤼도 총리가 의원들에게 등 떠밀려 사퇴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으므로 8일로 예정된 자유당 의원 총회 이전에 사퇴하는 방안을 고심했다고 전했다.

자유당 당지도부는 의원 총회가 끝난 뒤 다시 만나 이 사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당은 의원 총회가 추천한 인사를 임시 지도자로 앉히는 방안과 당 대표 선거를 서두르는 방안 두 가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번 달 27일에 재개될 예정이었던 캐나다 의회는 3월24일까지 중단된다. 이 기간에는 자유당의 당대표 선출이 이뤄진다.

트뤼도는 "캐나다 자유당은 위대한 나라와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중요한 기관"이라며 "새로운 총리이자 자유당 대표가 그 가치와 이상을 다음 선거에 반영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그 과정이 전개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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