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행? 러시아 배후?”…음모론 어떤 것 남아있나?[케네디 암살문서 공개]
“케네디 두 방향에서 총격을 받아, 단독 범행 아냐”
“암살 사건 직전 멕시코시티에서 쿠바와 러시아 스파이 접촉, 진상 규명되야”
“FBI 후버 국장의 ‘단독범행’ 선입견, 음모론에 대한 수사없이 종결토록”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장소와 범인 오스왈드의 소총 발사 건물의 위치.(출처: 뉴욕타임즈) 2025.03.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조사 문서들이 18일 추가로 공개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 드러날지 관심이다.
트럼프가 지난달 행정 명령에서 “모두 공개하라”고 했지만 국립문서기록보관소가 보관하고 있는 케네디 관련 문서 600만쪽 가량 중 이미 99%는 오래전 공개됐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8일 “케네디 암살은 ‘20세기에 가장 자세히 분석된 정치적 암살 사건’”이라며 “그럼에도 문서 공개로 새로운 단서를 찾는데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국립문서기록보관소가 공개한 온라인 기록은 암살 사건을 가장 먼저 조사한 사람 중 한 명인 텍사스 댈러스 법률 비서의 이름을 딴 메리 페럴재단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메리 페럴 재단 렉스 브래드포드 총재는 “케네디 암살 사건에서는 한 폭로가 또 다른 폭로로 이어져왔다”며 추가적인 내용 발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편집되지 않은 케네디 암살 파일의 완전한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로 그의 첫 행정부 혹은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대선 초기 폭스 뉴스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의 아버지가 케네디 암살 전 어느 시점에 암살범 리 하비 오스월드와 어울렸다는 음모론을 퍼뜨렸다.
트럼프 1기는 1992년 통과된 케네디 암살 기록 수집법에 따라 모든 파일이 25년 이내 또는 2017년 10월까지 공개되어야 한다는 명령에 해당되는 기간이었다.
케네디 암살 사건을 연구해온 역사가 제퍼슨 몰리 메리 페럴 재단 부총재는 새로운 자료의 많은 부분이 워렌위원회의 1964년 결론과 상충된다고 말했다.
얼 워렌 대법원장이 이끄는 7인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전직 해병대원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오스월드가 단독 총격범으로 행동했다고 결론지었다.
누군가가 그를 도왔다는 증거나 그가 케네디를 죽이기 위해 국내외의 어떤 음모에 가담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봤다.
하지만 모를리는 수년에 걸쳐 새롭게 발표된 내용은 또 다른 이야기를 암시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총격 후 케네디의 생명을 구하려 했던 의사들은 그가 두 방향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말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몰리 부총재는 중앙정보국(CIA)이 오스월드의 범행 전 4년 동안 감시해 온 사실도 지적했다.
CIA의 국장과 방첩 책임자들이 총격 사건을 조사하려는 워렌위원회의 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했다.
몰리 부총재는 이미 이미 공개되었지만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삭제된 상태로 남아 있는 3500개 이상의 문서 최대 1만 5000쪽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문서 외에 기존에 편집, 삭제된 문서를 공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몰리는 18일 문서 추가 공개로 오랫동안 편집된 것으로 보아온 필사본을 마침내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 사건 전 오스왈드를 멕시코시티에서 감시한 작전에 대해 의회 위원회에서의 CIA 간부들의 비공개 증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케네디 암살 사건에 대한 역사서 ‘잔혹하고 충격적인 행위’의 저자 필립 셰넌은 멕시코시티에서 오스월드가 보낸 시간에 대한 문서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오스월드는 암살 사건 직전 멕시코시티를 방문해 쿠바와 러시아 스파이를 만났고 심지어 쿠바 대사관 직원들과 케네디 살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셰넌은 “CIA나 FBI가 오스월드가 멕시코에서 무엇을 계획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대중은 정부가 왜 오스월드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지방 경찰과 함께 암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연방수사국(FBI)의 에드거 후버 국장 전기를 쓴 커트 젠트리는 FBI 직원의 말 실수를 전했다.(‘48년간 미국을 지배한 사나이, 에드거 후버’)
오스왈드가 소련에서 돌아온 뒤 감시를 맡았던 FBI 수사관 제임스 호스티가 오스왈드를 체포한 댈러스 경찰서로 달려간 뒤 “오스왈드가 미국 대통령을 암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러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젠트리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후버 국장은 단독 범행이라는 심증을 굳혀 개인적 선입견이 수사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음모의 영역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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