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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날 잡은 20대 어린이집 교사…5명 새삶주고 하늘로

등록 2025.03.20 10: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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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길 의식 잃고 쓰러져

내년 1월 결혼앞둔 예비신부

[서울=뉴시스] 영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이슬비(29)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5.03.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이슬비(29)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5.03.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던 20대 어린이집 여교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7일 뇌사 상태였던 故 이슬비(29)씨가 영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0일 밝혔다.



고인은 설 연휴였던 지난 1월28일 부모님을 뵙기 위해 고향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고인의 가족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어 의료진으로부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선한 일을 하고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쾌활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 내년 1월 결혼 날짜를 잡고 남자친구와 행복해했던 예비신부였다. 부모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는 착한 딸이기도 했다.



고인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에서 아동학과를 졸업한 후 어린이집 교사로 일해왔다. 졸업 후 일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고, 아이가 다치거나 울면 본인이 더 마음 아파하는 가슴 따뜻한 선생님이었다.

고인의 어머니 권영숙 씨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딸이었고 엄마 인생에서 기쁨이고 최고의 행복이었다"면서 "나중에 하늘에서 엄마랑 다시 만나자"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유가족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드린다"며 "이런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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