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는 가동 중단·레미콘은 가동률 '뚝'…업계 "IMF 때보다 심각"
레미콘 가동률 17.4%…IMF 당시 29.6% 보다 낮아
가격 인하 압박에 현장배치 플랜트 규제 완화 '삼중고'
시멘트 내수 실적 445만t…전년 대비 24.8% 급감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도 재고↑…저장능력 90% 육박
![[서울=뉴시스] 레미콘업계 현장 사진 (사진=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제공) 2025.03.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01797816_web.jpg?rnd=20250321170345)
[서울=뉴시스] 레미콘업계 현장 사진 (사진=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제공) 2025.03.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표적인 내수 산업인 시멘트는 수요가 줄면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레미콘 공장 가동률은 역대 최저인 17%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들이 급증하는 등 건설업 위기가 이어지면서 레미콘·시멘트 업계에서도 "IMF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레미콘 생산량은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레미콘 연간 생산량은 2022년 1억4134만㎥에서 2023년 1억3583㎥, 2024년에는 1억1200㎥로 줄었다. 가동률은 2023년 21.4%에서 2024년 17.4%로 떨어졌다. 이는 1998년 IMF 당시 가동률(29.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건설 착공 물량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든 레미콘 업계는 건설사의 가격 인하 압박과 국토교통부의 현장배치 플랜트 규제 완화 등으로 '삼중고'에 처했다고 토로한다.
수도권 레미콘 업계는 최근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레미콘 가격을 지난해보다 2.45% 내린 1㎥당 9만1400원으로 결정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중소 레미콘 업체는 최대 수요처인 건설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등 건설업계도 어려운 상황이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단가를 소폭 조정했지만, 경영 악화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토부가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을 직접 생산하는 시설인 배치플랜트 설치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톤(t)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t까지 떨어지면 1990년 3390만t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출하량을 기록하게 된다. 사진은 14일 시멘트를 사용하는 서울시내 한 레미콘 공장. 2025.01.14.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14/NISI20250114_0020661494_web.jpg?rnd=20250114142058)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톤(t)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t까지 떨어지면 1990년 3390만t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출하량을 기록하게 된다. 사진은 14일 시멘트를 사용하는 서울시내 한 레미콘 공장. 2025.01.14. kgb@newsis.com
레미콘 주요 원료인 시멘트 생산 업체들도 '수요 절벽'에 생산라인 추가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출하) 실적은 445만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91만t) 대비 24.8% 급감한 것으로 최근 5년간(1~2월 기준) 내수 판매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내수를 4000만t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4000만t 출하를 위해서는 1~2월 최소 500만t대의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나온다.
시멘트 재고량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난 2월 말 재고(클링커+시멘트)는 약 340만t으로 저장능력(379만t, 클링커+시멘트 합산) 대비 약 90%에 육박하고 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라인 6기 중 2기를 가동 중단했다. 다른 시멘트 업체 역시 저장시설 용량이 초과해 일부를 임시방편으로 야적하고 있지만 추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협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성수기에도 전체 생산라인(35기) 중 8기를 가동 중단했고, 다음 달 중 추가로 2기를 더 멈출 계획"이라며 "건설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극심한 수요절벽이 야기하는 시멘트 업계의 경영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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