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 '합병 우여곡절'에 주가 5만원대[급등주 지금은]
'52주 최고가' 대비 59% 낮아진 주가
[서울=뉴시스] 지난해 10월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두산로보틱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에서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H시리즈가 대형 북을 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2023.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손꼽힌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 날 장중 공모가 2배를 가리키는 '따블' 기대감을 키웠으나 97.69%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정부의 로봇 산업 진흥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21일 12만4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 주가는 이보다 59.28% 낮은 5만700원에 불과하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두산밥캣과의 합병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가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되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삼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 두산밥캣 영업이익이 매년 1조원대인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가중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구조개편 효과나 의사결정 과정, 그로 인한 위험 등 다양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증권신고서에) 충분히 기재됐는지 서두르지 않고 보겠다는 입장"이라며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감원의 거듭된 정정 요구를 거쳐 합병 수정안을 마련했던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2일 구조 개편 논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할 뻔했으나 철회한다고 이틀 전에 공시한 바 있다. 비상계엄 후폭풍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차익 실현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다.
당초 주식매수예정가는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으로 현 주가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며 분할합병 실익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9일부터 국민연금의 조건부 찬성, 이사회 소집 가능성 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구조개편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찬성 입장이었던 주주님들 중에서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한 주주님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