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 이어 틸러슨까지…트럼프 떠나는 온건파 참모들
【아부자=AP/뉴시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는 5월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아직 논의의 극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2018.03.1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0명 가까운 백악관과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곁을 떠났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떠난 핵심 참모들의 수는 20여명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는 2월 이후에만 10명 가까운 인사들이 경질되거나 사임했다.
이 중에는 개인적·정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다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가 적지 않다.
틸러슨 장관의 경우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에 부정적이었고 이란 핵협정도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감한 외교 현안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충돌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를 강행하자 지난 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콘 위원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던 롭 포터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전 부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10일 사임했다.
주멕시코 미국 대사 로버타 제이컵슨은 국경장벽 문제를 놓고 멕시코와 미국 간의 긴장된 관계가 계속되자 5월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도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 트럼프 일가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해 온 조시 라펠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달 백악관을 떠났다.
지난해 사퇴한 주요 참모로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션 스파이서 전 대변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엑소더스'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NBC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게이트' 수사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사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안보 문제에서 온건파보다는 강경파들이 살아 남는 모습이다.
외교 정책에 있어 '비둘기파' 성향이 강한 틸러슨 장관이 물러난 자리는 '매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채운다. 경제 참모 중에서는 콘 위원장과 같은 자유무역론자가 물러나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 정책국장과 같은 보호무역론자들이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인재 유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3일 언론인 단체가 주최한 만찬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사실 진짜 흥분되고 고무적이다. 왜냐면 새로운 생각을 (지닌 사람이 들어오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뒤집는게 좋다. 혼란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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