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 폭행' 다음날 경찰서 방문…"유실물 수령"

서초서 "유실물 수령 문자 전송…찾으러 온것"

"CCTV 조사 결과 물건만 찾고 돌아간 것 확인"

"경찰서 방문 피해자조사 전"…이 차관 사의

[과천=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1.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신고된 뒤 바로 다음 날 사건을 맡은 서울 서초경찰서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파출소 직원은 이 차관이 택시에 두고 내린 물건을 사건 기록과 함께 서초서 형사과에 인계했다.

이에 담당 형사는 지난해 11월7일 오전 10시 출석 요구 문자메시지에 '택시 안에 놓고 간 물건은 형사당직 데스크에 맡겨 놓을 예정이니 수거 바란다'는 내용을 함께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난 오전 11시12분께 서초서 형사당직팀 사무실을 찾아 당일 당직 직원에게 유실물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단은 "당직 직원에게 유실물만 수령하고 간 것으로 서초서 CCTV 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이 차관이 서초서 형사과를 방문한 시점은 피해자 조사 전이고 담당 형사도 야간 당직 후 퇴근했으며, 같은해 11월9일 출석하라고 요구도 된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이 차관이 사건 처리와 관련해 청탁이나 압박 등을 목적으로 서초서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 차관은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초 택시기사인 A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 당시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잠든 상태였던 이 차관을 깨우자 이 차관이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단순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인 점 등을 들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이후 경찰이 이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 시민단체는 이 차관을 다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지난해 말 접수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서초경찰서 B경사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최근 서울청 진상조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통화내역 7000여건을 확보했으며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부실 수사 의혹 등을 들여다보는 경찰과 별개로 고발 사건을 직접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특가법 적용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차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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