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박범계·김오수 '검찰 개편' 절충…"수사 약화" 우려 여전

등록 2021.06.18 15:38: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초안서 법무부 장관 승인 부분은 빠져

고소된 경제 사건 한해 형사부가 수사

"형소법 보장 권한 대통령령으로 제한"

"민생범죄 대응 역량 측면에서 미흡해"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고 있다. 2021.06.0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고 있다. 2021.06.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제일 위용성 김재환 기자 = 법무부와 검찰이 조직개편안을 두고 샅바 싸움을 벌인 끝에 절충안이 마련됐다. 장관 승인 조항이 제외되는 등 검찰의 주장이 일부 반영된 모양새다.

하지만 형사부 직접 수사가 대폭 축소되면서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할 거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상위법에서 보장된 검사의 수사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반복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전날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일부개정령안을 22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법무부가 마련했던 초안 가운데 일선청 형사부의 직접수사 착수시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배제됐다. 다만 검찰총장이 수사단서 확보 과정의 적정성, 사건 내용의 공익성, 검찰 수사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 승인하도록 제한을 뒀다.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 가운데 경제 사건의 경우 고소 사건에 한해 형사부의 직접수사가 가능하게 했다. 초안에서는 6대 범죄 일체를 엄격히 제한하는 취지가 담긴 바 있다.

법무부는 초안 공개후 검찰이 공개 반발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찰청은 장관 승인 조항을 두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우려하고 형사부 직접 수사를 직제로 제한한 것에는 민생범죄 수사 공백이 발생한다고 공개 반발한 바 있다. 초안에 없던 부산지검의 반부패·강력수사부가 설치되는 안도 대검찰청의 주문을 일부 수용한 부분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법리에 대한 견해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김 총장과 만나 이견을 좁혔다.

검찰의 의견이 일부 반영된 절충안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범죄 대응 역량 약화 우려가 여전한 모양새다.

특히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말(末)부에서만 하도록 제한한 것과 관련해 논의가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총장 승인 형식으로 개편안이 마련된 것을 두고 수사가 위축될 거라는 우려가 있다.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는 형사소송법을 하위 법령인 사무규정이 제한하는 문제 역시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한 검사는 "말부가 아닌 형사부에서 기초수사를 하다가 말부로 재배당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이건 상위법에도 어긋나고 부당하다. 그런 문제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형사소송법상 보장된 권한을 대통령령으로 제한하는 게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직접 수사를 강하게 제한하고 경찰 송치사건만 담당하라고 하는 건 그간 유지돼 온 형사부 전문성 강화 기조와 역행한다"며 "초안에 비해 나아졌지만 전문성 강화나 민생 범죄 대응 역량 측면에서 봤을 때 아직도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만나 추가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박 장관은 전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확인만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없고 몇 가지 쟁점이 있고 인사에 대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