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바닥쳤나①] 금 모으는 2030세대…"돈 되면 다 투자"
금 거래계좌 개설한 투자자 51.8%가 MZ세대
20~30대 참여로 주식 같은 유통시장 변모
상반기 거래량 1kg 골드바로 쌓으면 63빌딩 5.9배 높이
시장선 "암호화폐 급락에 금으로 눈 돌린 투자자 늘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5일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한 직원이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26.2㎏, 82억6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9.4%, 13.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거래대금은 1조160억원으로 시장 개설 이후 총 누적 거래대금은 4조원을 넘어섰다. 2021.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금 거래 시장에서 이른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인 청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주식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도 활발하게 벌이는 세대로 꼽힌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면서 기존 소득만으로는 감당 못할 수준으로 치솟자 수익을 내기 위해 가용한 모든 투자 방식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일반상품계좌(위탁계좌)를 개설한 개인투자자의 절반을 넘는 51.8%가 30대 이하로 나타났다. KRX금시장 참여 증권사 10곳의 3월말 위탁계좌 수로 집계한 결과다.
총 합계 73만8631개 계좌 중에서 30대는 가장 많은 25만463개로 34.0%를 차지했다. 이어 40대(21만6237개, 29.3%) 바로 다음으로 20대 이하가 13만1390개로 17.8%를 점유했다.
50대(10만5124개, 14.1%)와 60대 이상(3만5417개, 4.8%) 등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참여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층은 현물 매입 후 개인 보관하는 세대와 달리 증권시장에 익숙하고 금 현물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한다"며 "이들의 거래 시장 참여는 투자대상으로서의 금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Z세대가 금 거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변화고 있다. 상반기 투자자별 거래비중은 개인이 50.1%로 실물사업자(34.4%)와 기관(15.5%)을 압도했다.
2014년 개설 초기 개인이 매수(92.4%)하고 실물사업자가 매도(83.0%)하던 모습에서, 주식시장처럼 개인이 투자하고 파는 유통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개설계좌 수는 약 74만개로 지난해 53만 계좌 대비 38% 급증했다. 2030을 앞세운 개미들의 행진으로 거래규모는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누적 거래대금은 1조160억원으로 시장 개설 이후 총 누적 거래대금이 최초로 4조원을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량은 126.2kg으로 전년 대비 19.4% 늘었다. 누적 거래량은 15.5톤으로 올해 30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KRX금시장 거래량(15.5톤)을 1kg 골드바로 전부 인출해 세로로 쌓으면 서울 여의도 63빌딩(289m)의 약 5.9배 높이가 된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28일 KRX금시장의 1g당 시세는 8만1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3월31일 6만253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조금씩 오르면서 16일 현재 6만7030원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재확산 우려와 암호화폐 급등락, 미국과 중국의 갈등 지속 등의 요인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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